나철균 / 시종면 신흥리 출생 / 국토일보 사장        / 전 한국주택협회 홍보실장   
나철균 / 시종면 신흥리 출생 / 국토일보 사장        / 전 한국주택협회 홍보실장   

생각만 해도 늘 가슴이 설레는 그리운 고향 영암을 떠나온 지 어언 50여 년이 흘렀다.

몸은 비록 고향을 멀리 떠나있어도 마음만은 항상 고향 품속에 자리하고 있다. 정든 고향을 떠나 객지 생활을 하기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나 역시 그리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늘 바삐 움직여야 하기에 고향을 자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닌 터라 추석 명절에나 가끔 찾아가곤 했었다. 그러기에 매년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 언제나 고향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올해도 추석이 코앞에 다가오니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다. 서울에 장마나 가뭄이 계속되는 날이면 먼저 고향의 농산물 생각에 잠을 설친다. 고향은 그래서 마음속 깊이 자리한 그립고 그리운 곳인가 보다.

정말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날이면 멀리서도 바라보이는 남한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우뚝 솟은 신령한 월출산이 변함없이 반갑게 마중을 나온다. 까마귀도 고향 까마귀가 귀하고 반갑다는 옛말처럼 고향에 가면 모든 것이 신비롭고 아련한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묘한 마력에 빠져들게 된다.

초등학교 시절, 당시 영암교육청에서 개최한 학술경연대회 나가 백일장 부문에서 입상했던 일이 생각난다. 그 인연으로 영암 영애원과 인연을 맺어 원아들에게 선물도 나누어주고 특히 친하게 지냈던 어린 최씨 남매들 생각이랑 신혼 초에 아내와 함께 월출산에 올랐던 추억도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친다.

지금도 영애원은 외로운 아이들의 든든한 부모님 역할에 사회적 책임을 잘 감당하는지, 착한 그 남매들은 지금쯤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참 궁금해진다.

서울에서는 고향 모임이 많은 편인데 가능한 모두 참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재경영암군향우회, 재경영암언론인회, 재경시종면향우회, 종남초등학교총동문회, 시종골프회, 시종산악회 등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기에 참석하는 날이면 반가운 얼굴도 만나고 고향 소식도 접할 수 있어 큰 위안을 받는다.

고향은 늘 포근한 어머니의 품과 같다고들 한다. 나는 몇 달 전 건강하게 백수를 누리신 사랑하는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야만 하는 하늘이 무너지는 큰 슬픔을 겪었다. 몇 년은 더 장수하시리라 기대했었는데 아마도 코로나 시대여서 더 빨리 우리 곁을 떠나신 것 같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선친이 계신 고향의 선영에 잘 모신 후 슬픔에 잠겨 불현듯 어머니가 보고 싶으면 그 길로 고향으로 향한다. 어머니가 떠나신 후 두 달 동안 세 번을 찾았다.

몇 년 만에 겨우 한번 찾은 적도 있었는데 이처럼 자주 찾게 된 것은 아마도 어머니께서 당신도 뵙고 고향도 자주 찾으라는 깊은 뜻이 담긴듯하다. 이 같은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이제 그리운 고향을 자주 찾아 부모님께 인사도 드리고 어린 시절 그리운 추억을 심어준 월출산도 올라 향수를 달래가면서 여생을 보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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