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방언으로 쓴 시집 ‘눈길’

영암읍 출신 조정 시인이 최근에 시집 ‘그라시재라’(서남 전라도 서사시)를 출간했다.

첫 시집 ‘이발소 그림처럼’ 이후 15년 만에 두 번째 낸 이 시집은 모든 시편이 서남 전라도 방언으로 쓰인 여성들의 이야기다. 저자는 1960년대 고향인 영암에서 살던 여성들의 실화를 서사시로 옮겼다. 한국 여성의 존재 방식을 지역 언어로 보여주는 조정 시인의 ‘그라시재라’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의 시간을 통과해 낸 여성들이 이웃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조정 시인은 “전라도 여성들의 순정하고 굳센 말맛을 살리기에 주안점을 뒀다”면서 “서남 전라도 여성들이 어떻게 서로를 돌보며 삶을 이어 왔는가를 시로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 시집의 발문 ‘당신의 말이 이렇게 시가 되었습니다’에서 서효인 시인은 ‘죽은 줄 알았던 말들이 지금껏 다 살아서는 모조리 시’가 되었으며, ‘폭발하는 말들이 만들어내는 여러 폭의 그림’이라고 평했다. 

조정 시인은 영암읍 회문리 교육계 원로이신 조동현 선생님의 장녀로 현재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고 있다. 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2006년 시집 ‘이발소 그림처럼’을 첫 출간했다. 그리고 2017년 제주 강정마을의 아픔과 생태를 주제로 장편 동화 ‘너랑 나랑 평화랑’ 그 외 공저 ‘그대, 강정’ 등이 있다. 2011년 거창 평화인권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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