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기 만 삼호읍 용앙리 전 왕인문해학교  지도교사협의회장 영암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장
박 기 만 삼호읍 용앙리 전 왕인문해학교  지도교사협의회장 영암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장

얼마 전, 가수 태진아가 KBS 아침마당에 나와 ‘공수래(空手来) 공수거(空手去)’라는 새로 발표한 노래라며 혼신을 다해 부르는데 예전엔 못 느꼈던 철인들의 넉두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대중가요 즉 트롯의 열풍이 여타 방송사에서 경쟁적으로 노도와 같은 바람을 타고 있음은 고놈의 코로나19 때문에 이웃과 소통이 막히고 외롭고 답답한 백성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고마운 K트롯의 노랫말 속에 요즘 같은 장수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크게 가르침을 주는 지혜로운 교훈이 많이 있기 때문인가 싶다.

세상의 모든 이들이 한번은 찾아 갈 끝도 없이 먼 여행길을 떠올리며 부질없는 생각일랑 버리라고 왜 그리 외쳐댈까? 우리의 현대사에서 너무 많이 보고 개탄했던 안타까운 모습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아진다.

신자유경제주의로 돈 놓고 배 터지게 돈 먹는 천박한 경제 동물들이 당연한 듯 자유가 보장된 민주 국민이라며 외쳐대니 밀림 속의 야생동물인 사자도 자기 식사가 끝나면 사슴 같은 약한 동물이 앞으로 지나가더라도 보는 둥 마는 둥 하는데 동물보다 더한 꼴로 돈으로 권력을 만들고 그 권력으로 더 많은 돈과 명예를 축적하느라 갖은 술수 다 부리다 끝내는 처참한 생의 끝자락을 보았기 때문에 백성들의 애환과 사랑 고향 부모 형제 우정 산천 희망 바램을 예술의 옷을 입혀 글로 영화로 연극으로 미술로 음악으로 대중가요란 트롯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게 무엇이겠냐고 외치며 호소한 게 아닌가 싶다

나훈아의 ‘공’에서 “살다 보면 알게 돼 일러 주지 않아도/너나 나나 모두 다 어리석다는 것을 /(중략)/잠시 왔다 가는 인생 잠시 머물다 갈 세상/(중략)/내가 가진 것들이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후략)

‘테스형’에서도 “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가요”라며 읊조린 노래를 듣고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서 중생들에게 속삭여준 외침이 떠올랐다.

난을 선물받아 정성으로 돌봐 건강하게 자란 난의 모습, 고운 자태의 꽃이었는데 언젠가 그 난에 예속된 자기를 깨달아 친구에게 선뜻 주고 나니 홀가분한 해방감을 갖게 되었으며 언젠가는 내 몸뚱이도 버리고 갈 것인데 하루 한 가지씩 버리겠다는 무소유의 의미를 터득했다잖은가.

간디는 또 이런 말도 했다. “내게 소유를 궁리하다 보니 범죄가 싹트게 된다….”라고. 소유에 집착하니 내 눈이 멀게 되더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는데 어쩌면 트롯 노랫말 속에 사람의 진정성 참 가치를 녹여서 사람이 점차 짐승화되어 가는 현실의 인간들에게 밭갈이하는 농부가 “이랴 이랴, 자라 자라, 워워”하는 외침이 앞동산 골짜기를 울리는 느낌으로 우리에게 파고드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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