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중 재 /덕진면 노송리 송외마을生 전 광주시교육청 장학사 전 광주 서광초등학교 교장 한국전쟁피해자유족 영암군회장
신 중 재 /덕진면 노송리 송외마을生 전 광주시교육청 장학사 전 광주 서광초등학교 교장 한국전쟁피해자유족 영암군회장

장학사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한 초등학교에서 영재학생 선발시험을 치러 채점 관리하는 밤늦은 시간이었다. 그때 지역청에서 주관해 방학동안 실시하는 영재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아주 높았고, 학부모들의 관심도가 컸기 때문에 학생선발부터 매우 까다로웠다. 그 담당 장학사로서는 출제, 평가, 채점, 발표, 프로그램 진행까지 신경이 많이 쓰이는 막중한 업무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몸을 추슬러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어지러우며 기운이 빠졌다. 식은땀이 났다. 숨쉬기도 곤란하고 가슴에 통증이 느껴졌다. 채점 업무를 처리하던 선생님이 쓰러져 가는 나를 병원 응급실로 급히 이송했다. 내가 결과를 점검하여 최종적으로 교육장 결재를 얻어 청 홈페이지에 합격자를 발표해야 하는데, 숨을 쉬지 못할 정도니 어쩌겠는가. 하룻밤 병원 신세를 지고 이튿날 퇴원하는데, “치료하지 않으면 돌연사해요. 꼭 치료받으세요.” 의사가 신신당부했다. 

그런 일을 겪은 후에도 바쁜 업무를 핑계되며 병원치료를 몇년 간 미뤘다. 종종 가슴이 설레는 것 같고, 심박 수가 늘어나는 증상이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자주 나타나곤 했다. 생각해 보니 10여 년 전에 혈압 때문에 오른쪽 머리가 깨져버릴 것 같고 눈과 입이 돌아가는 ‘구안와사’(口眼喎斜)라는 중병으로 수년 동안 고통받으며 어렵게 치료했던 일이 머리를 스쳤다. 심장과 혈관계통의 병이기 때문에 연관이 있을까 하는 의심도 해보았다.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에 종합병원의 ‘심혈관 전문의’를 찾았다. 기초적인 것을 체크하고 난 후, 24시간 혈압을 측정하는 계기를 채워 주었다. 이튿날 담당의사가 “이런 증상이 잠잘 때도 본인은 느끼지 못했지만 몇 번 나타났습니다. 아무래도 부정맥, 빈맥 현상인 것 같습니다. 더 큰 병원으로 가보십시오.” 명성 높은 의사를 소개했다.

그 의사는 친절하고 인상이 좋았다. “너무 상심할 것은 없습니다. 보통 사람은 심장으로 한 가닥 센서가 연결되는데 선생님은 세 가닥이 연결돼 동시에 명령을 내리니 심장에서 감당을 못하고 맥을 빨리 뛰게 합니다. 심장이 빨리 펌프질을 해야 하는데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빈맥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두 가닥을 막아 작동을 멈추게 합니다.” 신뢰감이 생겼다.

수술대에 누워 마취를 기다리며 생각해 보니, 맹장, 치질, 심장, 이번이 세 번째 수술대 위다. 심장 시술이라 가슴이 떨렸다. 장비가 좋고 훌륭한 의사들이라고 하니 믿어야 했다. 내 생에 이런 가슴 떨리는 수술대 위에 몇 번이나 더 누워야 할까? 

나를 수술대에 태우고 이리저리 어디론가 가더니 의사들이 컴퓨터를 켜면서 자기들끼리 대화를 나눴다. 그 소리가 점점 멀어지며 나는 긴 터널로 빨려 들어갔다. 순간 눈을 떠보니 옆에서 아내가 손을 잡으며 반가워했다. 

“금새 끝나 부렀어? 몇 분도 안 걸린 것 같은데..” “2시간 동안에 아주 성공적인 시술이 됐다는데요.” 이젠 무시무시한 숨 막힘 현상은 없겠지.

미국의 스미스 교수는 치매노인들이 걷기운동으로 기억력과 뇌신경 회로 연결이 개선되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와사보생(臥死步生) 즉,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말도 있다. 동의보감에도 약보(藥補)다는 식보(食補)요. 식보보다는 행보(行補)라고 했다. 이는 심장질환자가 지켜야 할 철칙이 아닐는지.

나는 요즈음 식초에 반해 있다. 식초가 혈액지방을 없앤단다. 혈액이 맑지 못하여 혈관에 지방이 끼면 동맥경화, 뇌출혈, 혈액암, 돌연사, 중풍으로 불구의 몸이 된다고 한다. 사과와 막걸리로 식초를 만들어 끼니마다 두 스푼 씩 따뜻한 물에 타 먹었더니 피가 맑아진 덕인지 머리가 상쾌하고 아침이면 화장실을 편히 갈 수 있어서 좋다. 식초를 가지고 연구하여 노벨상을 세 사람이나 받았다니 자연이 준 기적의 물이 식초? 심혈관 환자에게는 부작용 없는 가장 저렴한 치료제라고나 할까?

게이츠 교수는 실험을 통해 ‘화, 슬픔, 불안, 공포, 증오, 미움 등과 같은 부정적인 정신 상태에 있을 때 인체에서는 어떤 물질이 생성되는데 그 물질에는 매우 강력한 독성이 있다고 했다. 이 독성이 우리 몸속에 돌아다니며 각종 질병을 만든다’는 것이다. 부정맥 환자가 제일 명심해야 할 일이 화를 잘 다스리는 일이지 싶다.

중국의 고대 사상가들의 수명은 모두 높았는데, ‘공자(73세), 묵자(79세), 장자(80세), 맹자(83세), 노자(100세).’ ​오늘날의 성직자나 옛날 중국의 사상가들이 장수한 것은 잘 먹고, ​운동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마음관리를 지혜롭게 잘 했기 때문이라는 내용들이 정보 바다에 돌아다닌다. ​어떤 의학박사가 간암 진단을 받고 사망했는데 부검을 해 보니 오진이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자기가 암에 걸린 것을 사실로 믿었기 때문에 죽었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