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융합농업 현장을 가다

사회적농업은 취약계층 등 사회적으로 배제된 이들을 사회 안으로 끌어안는 농업실천 활동을 말한다. 대체로 돌봄·교육·일자리 제공 세 종류의 실천 활동으로 실현되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치유농업도 사회적농업의 한 분야다. 

분야별로 돌봄에는 정신적·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 농업의 치료적 요인과 결합된 서비스 제공이 있다. 교육에는 기술·지식 등 능력이 필요한 사람에게 농업·농촌분야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고용에는 농촌 정착 및 자립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농업 일자리를 제공한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 과제에 사회적농업을 포함한 이후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농촌마을의 고령화, 인구 과소화에 대응하고 농촌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응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보마실 영농조합은 

농업·농촌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족농업 경영체의 위치가 중요해지고 있다. 농업이 대대로 이어지며 경험적 과학을 공유하고 유기적으로 발전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고, 오랜 전통의 농촌마을을 유지시키며 가족 또는 집안 관련된 귀농인의 고향 정착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 군위군 소보면에 소재한 ‘소보마실 영농조합’은 2012년 설립됐으며 가족공동체를 꿈꾸고, 실현해 나가는 농장으로 농업인 3부자가 모여 차린 가족농업 경영체다. 시아버지, 남편, 두 아들 그리고 박신주 대표 5명의 가족으로 만들어진 농업공동체이지만 인근 농업인들과 경영체, 협동조합의 연대를 통해 소보마실 마을의 공동체로 발전했으며 치유농업에 관련된 사회적농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6차 산업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 소보마실은 현재 박 대표와 가족이 직접 기른 쌀(삼부자쌀), 잡곡, 마늘, 양파 등 1차 농산물에서 가래떡, 떡국떡, 참기름, 들기름 등 가공품과 이웃 농가 농산물까지 위탁을 받아 총 30여 가지의 농산물과 가공제품을 SNS 활용한 직거래 등으로 유통 판매하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농산물과 가공품을 거래하다 보니 ICT를 활용한 농업경영시스템으로 홍보채널, 판매채널, 관리채널로 나눠 관리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에 페이스북과 트위터로는 일반인과 교류하고, 카카오스토리와 블로그는 고객들과 소통하는 채널로 이용하고 있으며, 스토어팜은 공식적인 결제라인을 구축하는 판매채널로 활용하고, 구글드라이브로는 전체 고객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박신주 대표는 10여 년 이상 생활개선 군위군연합회원으로 활동해왔으며 2017년 한국정보화농업인 경상북도연합회장을 맡아 군위 지역을 대표하는 여성 농업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단체는 22개 시·군에 회원 수 1천여 명으로 구성되어 각 지역에서 온라인 직거래를 통해 도시소비자와 교감하며 농가소득을 견인하는 선도 농업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를 도입하기 위해 매년 20회 이상 농가 경영 컨설팅 및 전자상거래 교육을 실시해 군위군 농산물 판로확대를 위한 전자상거래의 기반을 다져왔다.

또한 둘째 아들인 이찬호씨도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입학한 후계농이며 허브와 바질을 재배하며 ‘풀꽃소년’이라는 브랜드로 새로운 농업을 이끌고 있다. 각종 장터에 홍보를 위해 나서서 바질모종, 허브차, 페스토를 팔면서 널리 알려져 부산에 있는 파스타 레스토랑에 허브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사회적농업으로의 도약 

박 대표는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성장시키면서 자신의 두 아들인 후계농들과 함께 공동체 사업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구상했다. 2017~2018년 농어촌미래재단, 두레자연마을, 지역농가와의 연대와 협업 추진, 2018~2019년 시설하우스 확충, 치유프로그램 개발, 소비기관연대, 지역농부 네트워크 구축, 2020년 치유농업 프로그램 실시, 2022년 청년후계농 사회적기업, 사회적농업, 지역농가와 연대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실시, 2030년 공동체 농장, 사회적농업 정착, 도시와 지역사람들의 힐링 허브센터 역할 등이다.

박 대표는 특히 소보마실 협동조합의 미래 성장을 위해 복지와 연계하는 사회적농업에 큰 관심을 기울여오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사회적농업에서 공동체 정신은 주요 개념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후계농인 두 아들 세호·찬호씨는 6년 동안 대안학교인 민들레학교를 다니면서 인간의 고귀한 특성인 자유와 공동체 정신을 배웠다. 지난해부터 고로나19로 사회가 멈춰섰지만 꾸준하게 사회적농업을 실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소보마실 공동체에 교육농장을 만들고 청소년뿐 아니라 주부·가족들이 농촌환경 속에서 머물면서 치유되고 힐링되어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존감을 회복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위로를 받고, 누군가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020년 6월 군위교육청 체험농장 사이트 ‘꿈길’에 교육농장이 등록됐으며 본격적으로 치유와 힐링의 사회적농업에 발을 디뎠다. 농촌체험 관광농장으로서도 치유형, 여가형, 복지형, 관광형 등으로 나누어 쉼, 비움, 채움의 키워드로 연계체험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

박신주 대표는 “소보마실 농장은 가족들이 농촌공동체를 꿈꾸며 가꾸게 될 소중한 꿈의 농장이다”면서 “농업농촌을 이어가기 위해 두 아들을 농업승계의 길로 인도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동의해 주었다. 이제는 경영적으로는 생산·가공·유통에서 6차산업을 유지 발전시키고, 치유농업을 바탕으로 사회적농업을 완성해 농업농촌이 미래에 지속될 수 있도록 가족공동체와 마을공동체, 연대 공동체와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문배근ㆍ김진혁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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