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북면 초입에 들어서면 한 대형 플래카드가 눈길을 끈다. 신북면 상인 일동 명의의 이 플래카드는 “지역상권 다 죽는다”는 문구가 적혔다. 신북농협의 하나로마트 신축계획에 대한 반대의견을 표시한 것이다.
신북농협은 사업의 연계성 및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마트를 주유소 옆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올해 11억여 원을 투입해 현 주유소 인근 7천273㎡(2천200여 평)의 부지를 매입해 내년 건축설계와 함께 마트건물 신축에 들어가 연말쯤 개점할 예정이다. 영암지역농협 전체적으로 보면 다소 늦은 편이다.
농협의 마트 사업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연쇄점 형태의 작은 규모로 운영돼왔다. 그러다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왠만한 물건은 다 취급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기존 소상인공인들의 설 자리가 점차 밀려나면서 지역상권이 죽어가고 있다.
농협의 지역상권 침범은 마트뿐만 아니다. 주유소, 농자재, 장례업까지 진출해 있다. 농협중앙회의 문어발식 기업확장은 출판인쇄업까지 손을 대고 있는 실정이다. 농어촌 지방자치단체의 금고 업무를 감안하면 농협의 영역은 우리의 모든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농협중앙회가 십수년 전부터 지역농협의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지만 각 조합마다 마트 신축은 멈출지 모른다. 이에 따라 고객유치를 위해 자동차와 고가의 가전제품을 경품으로 내걸고 주기적으로 할인행사를 펴는 등 좁은 상권을 놓고 조합 간, 지역 상인 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조합들이 하나로마트, 주유소 등 경제사업에 치중하면서 지역 내 소상인공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지역경제 침체가 가속화되는 한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영암관내 농·축협 9곳 가운데 7곳이 지난해 종합업적평가에서 최우수 또는 우수 사무소로 선정되는 등 코로나 상황에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관내 농축협이 거둔 성과 이면에는 전통시장을 비롯한 골목상권을 쇠퇴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농협의 책임과 사회적 역할이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