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3월 2일 관내 각급 학교가 일제히 개학했다. 그런데 특별히 눈길이 끄는 입학식이 있었다. 서울에서 영암으로 유학을 온 구림초등학교의 입학식이다. 새 학기를 맞아 6가족 11명의 서울 학생들이 영암에서 농촌유학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서울특별시교육청과 전라남도교육청이 지난해 12월 7일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 초·중학생들의 농촌유학을 추진한데 따른 것이다. 학생들에게 생태 친화적인 교육환경과 프로그램을 눈높이에 맞춰 제공해 생태의 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흙을 밟는 도시아이들, 농촌유학’이 테마다.

대도시의 답답함과 톱니바퀴처럼 짜인 학습 환경으로부터의 홀가분한 탈출 특히 코로나19의 불안으로부터 벗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마을-학교 안에서 계절의 변화, 제철 먹거리, 관계 맺기를 체험할 수 있는 농촌유학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관심은 의외로 높았다.

전남 소재 초등학교 13교, 중학교 7교 등 모두 10개 지역에서 생활을 시작한 농촌유학생은 모두 82명. 이중 초등학생은 66명, 중학생은 16명이다. 참가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순천(26명)이며 영암(11명), 강진(9명), 화순(9명) 순이다.

서울시교육청이 농촌유학 참가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학부모들이 자녀의 농촌유학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알 수 있다. 학부모들은 △자연 속에서 맘껏 뛰어놀게 하려고(27.08%) △자연의 변화를 느끼며 생태 감수성을 갖게 하려고(22.92%) △농촌문화·마을공동체 등을 체험하고 싶어서(18.75%) 등을 꼽았다. 농촌 거주 경험이 없는 부모가 절반에 가까운 45.94%(17명)나 된다. 학생들의 유학기간은 6개월이지만 1회 연장이 가능해 최대 1년까지 농촌에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

심화되는 저출산 영향으로 농어촌 학교가 학생들이 없어 폐교되는 현실에서 도시 학생들의 농촌유학은 학교나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고, 도·농교류 교육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감이 크다.

무엇보다 농촌유학 프로그램이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에 활력을 주는 계기가 되기 위해선 지역의 교육공동체와 주민들의 적극적 관심과 성원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농촌유학이 귀농·귀촌을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새 전기가 되길 기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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