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공사중단으로 장기간 방치돼왔던 군서 월곡아파트가 새 사업주를 맞아 내년 5월 분양을 목표로 최근 본격적인 공사 재개에 들어갔다고 한다.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결코 그렇지만도 않다. 20여 년 장기 방치건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사실에 비춰 청신호가 될 뿐 국립공원 월출산의 경관보호 측면에서는 속히 철거해야 마땅한 건축물인 셈이다. 장흥댐 건설로 고향을 잃은 수몰민을 유치하기 위해 시작했다는 아파트 공사는 결국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지는 바람에 우리 지역의 최대 흉물로 이름을 올렸다.

사실, 농촌은 농촌다워야 가치가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지자체도 언제부턴가 일본처럼 ‘경관농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관농업은 주 5일제가 정착되면서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도시민들의 귀농·귀촌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도시 관광객들에게 휴양처 제공과 토속 먹거리, 농특산물 판매, 민박 등을 제공해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경관농업은 농작물의 자라는 모습이 주변 풍경과 어울려 만들어 내는 경관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어 경제적인 이득을 창출하는 농업 형태를 말한다. 넓은 논과 밭에 심어진 유채꽃이나 청보리, 양떼목장, 식물원이나 수목원도 경관농업에 포함된다. 대표적인 경관농업의 사례로는 고창 ‘청보리밭 축제’ 봉평 ‘메밀꽃 축제’ 제주도 ‘유채꽃 단지’ 등이 있다.

영암군도 지난해부터 월출산 천황사 일원에서 유채꽃 축제를 열어 관심을 모았다. 월출산 유채꽃 축제는 영암농협이 영암군과 농협중앙회의 후원을 받아 지역 농·특산물 판매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 마을주민 참여 및 관광객 유치를 통한 농외소득 증대, 월출산 등 주변 관광 인프라와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의미를 두고 첫 시도에 나선 것이다. 전국 최대 규모인 40만평의 월출산 아래 농지에 농가들과 손을 맞잡고 봄에는 유채를 재배하고 여름에는 메밀을 파종하여 사계절 볼거리가 있는 경관농업에 첫 발을 내딛는 첫 시험무대라는 점에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국립공원 월출산은 우리 지역 최대 자연경관 자원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월출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 자체는 영암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고층 아파트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도 영암군의 생명줄인 월출산의 가치를 살리자는 취지인 것이다. 애초 잘못 들어선 건축물이지만 흉물로 방치되는 것보다 낫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차질없이 계획대로 추진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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