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 한 금정농협 상무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고 활동하기 위해서는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할 수 있는 조건으로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는 바로 생명이다. 우리 사람들도 생존을 위해서 날마다 양식을 먹는다.

일용할 양식은 바로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우리 땅에서 생산된 먹거리이다. 사람의 체질을 결정하는 요소 중에 중요한 것이 자연환경인데 반만년 동안 삼천리강산에서 자리 잡고 살아오면서 이 땅에서 나오는 모든 먹거리가 한국인의 체질과 문화 창조의 힘을 결정하였다.

오늘날 고도의 첨단산업 사회를 살아가면서, 사람들의 생활문화가 극히 기계적이고 단편적인 형태로 변화하였다. 그래서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명산업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시대적인 변화에 의하여 사양 산업으로 치부하는 상황에까지 도달하였다.

과연 생명산업이 아무런 가치 없는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오늘날의 현실이 올바른 시대의 흐름인가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한다.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북한의 체제가 흔들리고 탈북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물론 정치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식량부족이 북한체제를 흔들고 있다. 배고픈 국민들에게 아무리 체제의 우월성과 공산주의 이념을 강조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사회주의의 종주국이던 소련연방이 무너지고, 수많은 사회주의 국가들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하여 자국에 해외투자를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으로 변화하게 만든 근원은 바로 식량부족이 주원인이다.

지금 식량대국들은 자국의 식량을 수출하기 위해 힘의 우위를 앞세워 줄기차게 개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것도 불과 몇 안되는 미국의 거대 식량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힘없는 수많은 나라가 농업을 희생양으로 바치고 있는 왜곡되고 잘못된 불평등 농업협상을 하고 있다.

식량의 수입량을 늘린다고 해도, 우리는 스스로 식량을 생산하고 자급해야 한다. 만약에 우리가 식량생산기반이 완전히 붕괴된다면, 수습할 수 없는 국가의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식량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국가는 가격을 많이 올려서 판매하면, 식량이 없는 나라는 어쩔 수없이 비싼 가격에 수입해야 하는 식량의 무기화와 식민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지금 중동의 산유국들이 원유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려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으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휩싸인 상태이다. 우리나라도 모든 물가가 급등하고, 국민경제도 회생하기 힘든 극한의 상황이다. 식량도 이와 마찬가지로 대란이 발생할 수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먹거리를 외국에 빼앗기고 의존한다면 자주권마저 잃게 되어 한국의 미래는 사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생명산업은 반드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힘으로 지켜야 하는 것이다. 날마다 식탁위에 올라오는 먹거리는 생명을 유지시켜주고 건강을 지켜주는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보배이다. 이 귀중한 보배를 잃어버리면 가족의 행복도, 국가의 모든 희망도 사라지게 되므로 반드시 지켜나가자.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