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과수작목을 중심으로 냉해 피해가 심상치 않다. 냉해를 입은 배, 단감, 대봉감, 무화과 등은 우리 지역의 특화작목이라는 점에서 농가소득의 차질은 물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상기온에 의한 냉해가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지만 속수무책인 셈이다.

영암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올해 배꽃은 지난 3월 29일 첫 개화가 시작돼 10여 일 후 만개가 됐다. 그런데 개화기에 인공수분 작업을 하던 4월 5~6일 사이에 갑자기 온도가 영하 4℃까지 떨어지는 이상기후가 발생했다. 냉해는 개화기 전후에 꽃눈이 고사하거나 새롭게 피어나는 잎이 추위에 말리면서 죽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배의 경우 수분이 이뤄지는 만개 시기에 서리가 내리면 착과 불량으로 이어진다. 단감이나 대봉감도 추위에 제일 약한 발아기 때 저온에 노출되면 고사 피해를 입게 된다. 올 겨울은 유독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평년보다 10여 일 빨리 개화됐고, 4월초 저온에 직접 노출되면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영암지역은 지난해도 3~4월 중 최저기온이 영하를 밑돌아 배·단감·무화과 등의 과수류에서 233농가, 325ha가 피해를 입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해마다 냉해 피해가 되풀이 되고 있는 셈이다. 들쑥날쑥한 날씨가 우리 농업인들에게 또다른 시련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후는 온대와 냉대가 적절하게 혼합돼 있는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였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이 높아져 아열대 기후로 변화해 가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생태계 파괴는 물론 우리들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농업환경은 가뭄과 홍수, 폭설, 이상 난동과 한파 등 기상이변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농작물재해보험 피해산정 기준 현실화 등 변화된 상황에 맞게 재해대책법을 개정하는 등 적절한 보상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이때 냉해까지 겹쳐 농민들의 걱정이 크다. 갈수록 농사짓기가 힘들다는 농업인들의 하소연을 정부 당국은 결코 외면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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