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병 인(금정면 출생 · 광주시 남구 진월동)


사상과 종교란 부부나 부자간에도 다를 수 있고 승패가 결정되는 선거판에서 양심의 선택권을 어느 누구도 간섭하거나 시비할 수 없는 것이다. 외면하고 피하고 싶은 궂은 일에도 고통분담을 자청하여 상부상조하던 이웃들이 선거로 인해 절교하고 산다면 피차간 얼마나 거북스럽고 삭막할까?

솔직히 남의 출세에 아군 적군으로 구분되어 날벼락을 맞게 되고 줏대없는 하수인으로 몰락되어 인격과 체면이 망가지고 적대감으로 저주의 대상이 된다면 양다리를 걸친 채 눈치껏 살 수밖에…. 특히 지역선거에서 감정의 골은 오대가 지나야 소멸된다는 우스개처럼 사소한 인연까지 중시하는 우리사회에서 신성한 의무요, 권리인 참정권의 자유마저 위협받지 않을까 우려된다.

어차피 승부의 세계란 냉혹하기에 인정하기 괴로운 패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깨끗이 승복하고 축하를 보낼 수 있는 아량 없이 볼썽사나운 오기로 추태를 보인다면 실망과 외면으로 두 번 죽게 되는 것 아닐까. 군중심리를 이용한 인기전술과 실현성 없는 감언이설과 법망을 교묘히 피해서 얻은 상처투성이의 영광은 자기무덤을 판 것과 다름없어 스스로 책임지고 수습해야 될 버거운 짐인 것이다.

당선자의 언행과 권위와 재량은 몇곱절 무거운 책무가 따르고 감시와 비판과 여론의 심판대에서 공명정대해야 신뢰와 협조를 구할 수 있어 존경스런 감투는 투구보다 무겁고 단 한번의 예외나 실수를 용인치 않는 것이다.

인심이나 인기란 하절기 생선처럼 쉽게 변할 수 있어 영원한 승자나 적이란 존재치 않기에 양보와 배려, 철저한 주변관리가 필요치 않을까?

성원과 지지를 보냈던 분들의 고마움이야 가슴에 새겨야겠지만 그 족쇄를 끊고 공약에 성실해야 되겠고 당선의 공이나 배경의 인맥을 접고 부담주지 않아야 소신껏 지역발전과 화합을 위해 역량을 발휘할 것 아닐까 싶다.

할일은 태산 같은데 남의 논 수확이 닷섬이니, 석섬이니 서로 이김질하다 멱살잡고 다툰들 노임자가 쌀 한홉 주지 않듯 이제 원망과 배신감을 과감히 털어내고 허허 웃으며 순수했던 옛날로 돌아가야 될 다정하고 사려깊은 이웃사촌들이 아닌가.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