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 근(영암군 총무과장)

본인은 1968년 공직에 입문하여 90년대 초 문화공보실 문화관광계장으로 배치되어 약 3년 동안 문화재와 관광업무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됐다. 당시 누구보다 우리고장의 문화재를 낱낱이 알고 있어야하는 자리임에도 사실 문화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우리군의 문화재 관련업무를 맡으면서야 비로소 향토문화유산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게 되었다. 우리영암이 조상의 얼을 이어가는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의 고장임을 조금씩 확신하게 되었고 특히, 영암의 문화재는 우리 선현들의 혼이 우리와 더불어 살아 숨쉬는 소중한 ‘정신적 지주’와도 같은 향토문화 유사임을 깨닫게 됐다.
“아는 만큼 보이고, 또 느낄 수 있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단지 평생 영암 땅덩어리와 사는 것이 아니라 영암에서 살았던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며 그분들의 생명을 이어나가며 우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주 5일제 근무가 시행되고 있기에 주말에 아이들의 손을 잡고, 향토 문화유적지를 산책해 보자. 흘러간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한낮의 밝은 빛처럼 우리의 문화유산을 밝게 비춰줄 것이다. 설령 영암에서 태어나 타지에 살고 있더라도 한 번쯤 먼저 우리고향의 향토 문화유산을 탐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라고 권장해 보고 싶다. 이것은 자신의 뿌리를 발견하는 소중한 일임과 동시에 의무인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고장의 문화유산을 우리가 한번 더 찾아서 알고 아끼고 소중함을 인식하는 일은 옛 선현들이 남기고 간 흔적을 더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승화시켜 고향발전의 기폭제로 삼게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또한 문화재에 관심이 있는 후배 공직자들에게도 문화재 관련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권해보고 싶다. 일취월장(日就月將)하는 모습으로 폭넓은 지역 문화유산을 갈무리하여 탐방객이 그들의 뿌리를 발견하는데 나침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