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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여행<4>
김 명 원

영암읍 회문리生
전 부천시교육청 관리국장
경기도 용인시 거주

제 8일차(10월 15일)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속초를 향해 동해상 남쪽으로 내려 왔다. 비교적 파도가 잔잔했다. 속초 동해를 가로 지르며 망망대해를 항해하면서 이곳이 원산항 근처가 아닐까 상상도 해보았다. 보이지도 않는 북한 땅, 북한 근처를 항해할 때는 착잡한 생각에 잠겨 보기도 했다. 가장 가까워야 할 동족이 가장 어두운 적국으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어느 덧 속초항에 도착했다. 간단한 입국 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아 잠실행 버스에 올랐다. 다른 여행에서는 헤어질 무렵 가이드와 인사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우리 40조 김재억 가이드는 보이지 않는다. 크루즈관광은 너무 많은 관광객이 운집해서 인지 마지막 날에 가이드 역할이 없었다.

잠실에 내려 택시를 잡았다. 모처럼 여행에 짐도 있어 용인까지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어렵사리 택시를 잡았다. 택시기사가 이 시간이면 서울에서 돈벌이가 괜찮은데 용인까지 가면 빈차로 오기에 가기가 껄끄럽다는 이야기를 한다.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웠다. 그런데 택시기사는 직업적인 운전사가 아니었다. 운전한지 몇 달 안 되었는데 앞으로 2개월만 하고 영국에 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택시 운전사 경험을 쌓기 위해 한단다.

자기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중앙부서에서 이사관으로 정년했다며 20년 전에 교통사고로 부인과 사별하고 1남 2녀를 혼자서 교육시키고 길러 지금은 자식들이 판·검사를 하고 있고, 사위도 법관이라 한다. 야망이 있어 영국으로 가는 듯싶었다.

집에 도착하여 요금을 물으니 3만6천원이 나왔다 한다. 카드결재도 가능하다 하였으나 현금 5만원을 주었다. 서울에서 운영했으면 수입도 더 좋았을 터인데 용인오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기에 요금을 더 얹어 준 것이다. 그랬더니 명함이 있으면 한 장 달라고 한다. 명함을 주며 자기 명함도 달라하니 없다며 메일로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 이사관 출신이 자기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택시기사 경험을 얻기 위해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메일로 연락을 준다 하였으니 기대해 본다.

맺는 말

크루즈는 바다 위에서 생활하는 색다른 도시다. 승무원 1천명에 승객 3천700명을 태울 수 있으니 거대한 도시가 아니겠는가? 이렇게 큰 배에 일상 생활에 필요한 온갖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14층 높이에 층마다 중간지대에 엘리베이터가 6대 설치되어 있어 줄서는 일 없이 항시 이용할 수 있다. 9층에 마련된 넓은 식당에는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항시 이용할 수 있도록 편리하다. 맛있게 입맛대로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와 온갖 오락시설이 갖춰져 있다. 건강관리를 위해 헬스, 요가, 스파는 물론 건강관리 강의도 한다. 카지노, 오락 등 각기 취미에 따라 수시로 이용할 수 있다. 편의점과 면세점도 오픈되어 있다. 5층으로 구성된 대극장에는 승객 모두가 모여도 빈자리가 많다.

선내를 이용하면서 희한한 생각이 들었다. 그 많은 인원이 식사를 하거나 승강기를 이용하는데 아무런 불편을 주지 않았고, 줄을 서는 경우도 없었다.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이용 할 수가 있었다. 평소에 수영과 사우나를 즐겼기에 스파시설을 99달러를 주고 티켓을 매입 했으나 시간 관계로 부부가 한 번 이용했을 뿐 이용하지 못해 아쉬웠다. 스파시설은 누어서 물거품 마사지, 폭포 마사지 등을 할 수 있었으나 폭이 좁아 수영은 할 수 없었다.

크루즈 일상생활은 일정에 따라 온갖 즐거움을 즐길 수 있도록 매일 배달되는 신문에 자세히 게재되어 있다. 신문은 잘 봐야 그 날의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고 즐길 수가 있었다. 방에서 주문식사도 가능하나 우리 부부는 단순한 주문식사 보다는 다양한 뷔페에서 골라먹는 재미로 8일 동안 뷔페식사를 하였다. 한번 유료식사를 하였으나 메뉴도 복잡하고 입맛에 맞지 않았다.

한 번은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며 원탁에 앉아 있는데 옆에 있는 머리가 하얀 부부가 있어 나이를 물으니 88세란다. 나보다 세 살 위로, 선객 중 나이가 제일 많은 분이였다. 20년 전에 크루즈를 탔는데 그 때는 배도 적고 일본만 항해해서 이번에 다시 크루즈를 탔다고 했다. 여유있고 지체가 높으신 분으로 느껴졌다.

내 나이 85세에 자식들이 걱정을 하였으나 무탈하게 다녀왔다. 크루즈는 지상에서 겪지 못한 바다위의 새로운 세상이다. 오래도록 잊어지지 않을 것이다.(2019.10.18.)                                   <끝>

김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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