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찬 열(신북면 행정리 출생·서울 강동세무서 세원정보팀장)

전쟁이 나면 귀족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싸움터에 앞장서 나가는 ‘기사도 정신’은 바로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철강왕 카네기, 석유재벌 록펠러에서부터 현존하는 세계최대의 갑부 빌 게이츠에 이르기까지 미국 부자들의 자선 기부문화도 이런 전통을 물려받은 것이다.
이는 귀족사회를 지키려는 일종의 스스로의 자구책일 수도 있지만 도덕적 의무를 다하려는 지도층의 솔선수범 자세는 국민정신을 결집시키는 큰 원동력이 되었을 수 있다.
‘조선왕조 500년 명문가 자녀교육’ 최부자편을 보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2대에 걸쳐 400년 동안 부를 유지한 경주 최부자집에서는 만석(20억 추정)이상 재산을 모으지 않는다는 가훈에 따라 최부자는 만석 이상의 재산은 소작료를 낮춰주는 방법으로 스스로 독점을 방지했으며, 흉년이 되면 곡식을 소작인에게무료로 나누어 주는 등 몸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훌륭한 명문가 집안이었다.
이제는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서 보다 많이 가진 자가 그에 상응하는 사회유지비용을 사회에 환원하는 아름다운 기부문화와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구체적인 실천운동을 조용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따뜻하게 기대해 보고 싶다.
동서고금을 망라하여 ‘노블리스 오블리제’처럼 회자되는 덕목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 그것이 사회 각계의 기반으로 자리매김할 때 국가의 성장과 풍요, 나눔의 동력이 된다는 것은 우리사회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국립공원 월출산 천황봉을 내려와 왕인문화축제를 함께 즐기는 타지의 지인(知人)이 내게 “나를 양보하면 세상이 밝아지고, 머슴은 양반보다 자존심이 더 강하데이”라고 들려준다.
우리의 일꾼도 ‘노블리스 오블리제’ 처럼 가슴이 넓고 나눔의 문화를 터득한 어깨가 으쓱한 그런 사람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