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형 수 시종면 노인회 사무국장

구름은 바람 없이는 못가고 인생은 사랑 없이는 못 산다.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다. 사랑은 불타도 연기가 없고 친구는 옆에 없어도 내 마음속에 있네. 장미가 좋아 꺾었더니 가시가 있고 친구가 좋아 사귀었더니 이별이 있고 세상이 좋아 태어났더니 죽음이 있더라. 가는 세월 잡을 수 없고 흐르는 강물 막을 수 었네.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사시사철 지구상의 조화가 변해가고 사람 또한 늙어가면서 계급장만 늘어나네.

지금까지 살아온 흔적 하나도 없고 남는 것 골병과 주름살 뿐이네. 나이 60넘으면 배운 사람 안배운 사람 똑같고 70이 넘으니 몸뚱아리가 내 맘 같지 않아 여기저기 아픈 데만 생기고 80이 되니 집에 있으나 산에 있으나 똑같은 사람되어 쓸모없는 귀찮은 존재가 되었네.

돈 있어도 다리아파 구경 못가고 돈이 많아도 이빨이 없어 맛있는 것 못 먹고, 내 인생 인제 다 됐는갑다 생각되어 서러운 생각만 드네. 죽도록 돈 많이 벌어봤자 쓰는 사람 복이고 못쓰고 아끼다가 죽은 사람같이 불쌍하리 갈 때는 빈손인 것을!

권력 잡았던 사람이나 노동자나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쪼골쪼골하게 똑같이 늙어가네.
세상에는 영원한 권력도 없고 보통사람 영원한 부자도 없네. 살아생전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했던 사람 잘된 사람 없고 돈 없어도 남한테 인정 베풀고 덕을 쌓은 사람 인심 얻고 자손들도 잘 풀리드라. 권력 잡았을 때나 부자였을 때 사람들에게 덕을 베풀어 후대에 명예를 남기소서.
요즘 젊은 사람들 사랑하는걸 보면 나도 언제 저런 시대가 있었던가 하고 되묻고 싶어진다. 내 나이 십년만 젊었어도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고 다짐도 해보건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감.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덕을 베풀면 외롭지 않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처럼 살아생전 덕을 쌓아 존경받는 사람 되어 죽은 뒤에 아까운 사람 죽었다는 소리 듣고 욕먹는 사람 되지 말며 주변 친구들이 항상 마음속에 담아둘 수 있는 좋은 친구 되어 주시오소서.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고운 말씨와 좋은 마음씨라고 생각되고 초로의 인생이라 했던가. 세상사 이리도 허무할 손가 모진 풍파와 세파에 닳고 닳아 생존경쟁에서 승리하여 말년에 행복을 창출하듯이 파도에 깎이고 깎인 바위가 기암괴석이 되어 보물이 된 것과 무엇이 다르랴. 지난 세월 남은 것은 흔적도 없고 기억도 희미해 지네.

집에 있어도 산에 있는 것과 같아 생에 즐거움을 잊어버린 저물어가는 老心. 오늘도 마음 비우고 즐거운 인생 행복하게 수놓으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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