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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소방설비 투자, 최대한의 인명피해 예방한다
영암소방서장

가족 분화와 연령층의 고령화는 노인 요양시설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요양시설은 소방 관서에서 멀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많아 화재 시 소방대가 도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 무엇보다 초기 소화와 피난이 중요하다. 소방시설은 건축물의 규모와 용도에 따라 스프링클러설비 등 최소한의 소화설비 및 경보설비 등이 설치되고, 화재 시 소방 대상물 관계자의 초기 대응으로 화재를 신속히 진압해 화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노인 관련시설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많으므로 규모와 상관없이 이러한 시설이 설치돼 있다. 그러므로 설치된 소방시설은 항상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관리해야 한다. 노인 관련시설 등 소방 대상물은 자율적 안전관리를 위해 소방 시설법에는 관계인은 그 대상물에 설치돼 있는 소방시설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자체 점검을 하거나 관리업자 또는 기술 자격자로 하여금 정기점검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특정 소방대상물 건물주는 소방특별조사 시 소방시설 고장·방치에 따른 과태료나 벌금이 부과되는 등 소방시설 유지·관리에 소극적이다.

소방시설은 화재가 나지 않는 한 불필요한 것이라고 여길 수 있으나 지난 경북 포항 요양원 화재나 전남 장성 노인요양원 화재에서 보듯이 화재 후 막대한 인명피해에 따른 법적, 경제적 책임을 지게 되므로 당장의 현실적 어려움이 있을지 몰라도 소방시설의 정상적인 작동으로 초기소화 및 신속한 인명 대피로 인한 이득을 감안하면 점검 비용은 전기·가스비용처럼 당연히 지불해야 될 비용이다.

그뿐 아니라 최근에는 건물 인수 시 소방시설 등의 정상 작동 여부가 논란이 돼 비용지불 문제로 다투는 등 건물의 가치평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단계까지 이르고 있는데, 안전에 대한 비용 지출은 사고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지출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경제적 효율성이 있을 것이다.

문득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용 선생이 한 말씀이 떠오른다.

“환난(患難)이 있을 것을 미리 짐작하고 이를 예방하는 것은 재앙을 만난 뒤에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이다.”<목민심서 애민육조 편>

나 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위해 기본시설을 갖추고 그 시설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면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안전 불감증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이란 공짜가 아니다. 화재를 겪어본 사람은 그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으려고 한다. 소방시설이 정상 가동되지 않아 큰 인적·물적 피해를 봤다고 할 때 소방시설 등 안전시설의 정상 가동을 위한 최소한의 비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김기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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