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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새로운 시작! 동방의 등불 큰바위얼굴을 품은 코리아■ 남북정상 회담…평화의 시대를 염원하며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1910년 한일합방 이후, 한반도에 암울한 일제통치가 지속되던 1929년,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Rabindranath Tagore:1861~1941)가 일본을 방문했다. 이 소식을 들은 동아일보의 도쿄 지국장으로 있던 기자가 타고르를 만나 한국을 방문해 달라는 간청을 했다. 그러나 타고르는 자신의 일정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고 정중히 사양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에게 전해 달라며 시 한편을 써주었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도저히 회복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대한민국은 암울한 36년의 일제 식민지시대와 전 국토를 폐허로 만든 6ㆍ25전쟁의 참상을 극복하고 눈부시게 일어섰다. 그리고 국력이 세계를 향하여 왕성하게 뻗어가는 시기에 홀연히 웅대한 큰바위얼굴이 나타났다. 그곳이 군자(君子)의 나라, 동이(東夷)의 정기가 응어리진 월출산 국립공원의 구정봉(九井峰)이다. 이는 타고르의 ‘동방의 등불’이 발표된 지 80년만의 일이다.

지난 4월 27일, 온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나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남북정상 회담이 열렸다. 이는 지구촌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북한의 긴장과 갈등을 풀고 아시아와 나아가 지구촌에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는 역사적인 대사건이다. 한 마디로 배달의 민족 코리아가 온갖 고난과 시련을 통과하여 지구촌에 동방의 등불을 켜는 날이다.

큰바위얼굴이 피땀을 흘리다

이 뜻깊은 날, 월출산 구정봉 큰바위얼굴을 찾았다. 고려사 지리지에 정상에 아홉 개의 웅덩이가 있어 이름이 붙여졌다고 기록된 구정봉(九井峰)은 우리 민족의 정기를 품고 있다. 중국의 고대신화와 산해경에는 동이(東夷)를 아홉 개의 우물(九井)로 표현하고 있다. 중국의 고대문헌에는 동이를 군자(君子)의 나라, 예를 갖추고 서로 양보하며 살리기를 좋아하는 대인(大人)의 나라로 기록하고 있으며, 공자(孔子)도 중원을 떠나 동이에 가서 살고 싶다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정기를 품은 산봉우리가 홀연히 세계 최대의 큰바위얼굴로 나타나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구정봉 큰바위얼굴은 하늘이 열리는 날 나타난다. 고구려의 동맹, 예의 무천과 부여의 영고, 고려의 팔관회 등 대대로 천제(天祭)를 지내 온 배달민족의 가슴에는 하늘이 있다. 이처럼 하늘이 열리고 세상을 밝히는 태양의 에너지가 가장 강한 한 낮에 선명히 그 모습을 드러내는 구정봉 큰바위얼굴은 개천절(開天節)을 국경일로 지키는 우리 민족의 정서를 그대로 품고 있다.

남북정상 회담이 열리는 시각, 스마트폰으로 판문점에서 진행되는 평화회담의 실황중계를 보며 큰바위얼굴을 촬영했다. 연초록 이파리가 파릇파릇 돋아난 정겨운 나무숲 위로 장엄한 모습으로 우뚝 솟아있는 큰바위얼굴과 큰바위얼굴을 호위하고 있는 산봉우리와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이 한 몸이 되어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얇은 구름을 뚫고 내려온 부드러운 햇살이 큰바위얼굴을 조명해주어 그 얼굴에서 나오는 따뜻하고 평화로운 기운이 마음을 감싸주었다.

한편, 2012년 초봄에 보았던 큰바위얼굴이 피땀을 흘리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섬뜩한 그 광경 앞에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기 전 날,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는 그리스도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후로 월출산 큰바위얼굴이 세상을 향해 반응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2009년 1월 31일, 큰바위얼굴을 촬영하고 홍보한지 9년이 되었다. 그동안 각계의 사람들이 큰바위얼굴을 접하고, 큰바위얼굴의 세계화를 위하여 홍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큰바위얼굴을 닮은 인물로 자신의 멘토를 얘기하는 것처럼 그동안 월출산 큰바위얼굴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 세계화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여준다.

꿈과 희망의 고장으로
 

문명호 작. 큰 꿈

화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더라도 샤갈로부터 사사를 받은 김봉환 화백과 한국의 대표적 생활 산수화가인 이호신 화백은 우주를 품은 큰바위얼굴을 표현했고, 뜨개질 화풍을 개척한 정우경 화백은 큰바위얼굴 부부상과 함께 부활, 환생, 불멸,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나비를 그렸으며, 영암출신 문명호 화백은 ‘큰 꿈’이라는 화제로, 그리고 오랫동안 한·일간의 농촌문제를 비교 연구하면서 최근 화가로서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현의송 화백은 큰바위얼굴을 품은 영암 월출산이 세계 모든 종교의 성지가 되고, 평화의 중심이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동방의 등불-월출산 큰바위얼굴’이라는 제목의 감동어린 작품을 발표했다. 이 밖에 월봉 조동희, 장강 김인화, 해석 유병건, 지상윤, 이영임 화백 등 많은 작가들이 다양한 화풍과 주제로 큰바위얼굴을 발표했고, 이천도 작가는 ‘작은 거인’이라는 단편소설을, 한 유명 작곡가는 큰바위얼굴에 대한 영감을 받기 위하여 현장을 다녀갔다.

또한 모 대학의 총장은 월출산 큰바위얼굴을 글로벌 시대의 상징으로 학교홍보와 함께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참으로 큰바위얼굴 탄생 10주년을 앞두고 구정봉 큰바위얼굴에 영감을 받은 많은 분들이 홍보에 나서고 있다.

구정봉 큰바위얼굴은 우리 영암인에게 참으로 중요하다. 신령스러운 바위라는 영암(靈巖)의 지명이 이곳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영암의 탯줄이 묻힌 이곳이 세계적인 명소가 되는 날, 우리 고장은 ‘꿈과 희망의 고장’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서게 될 것이다. 특히 월출산의 구정봉과 똑같은 이름이 금강산에도 있음을 우리는 남·북 소통과 교류차원에서 주목해야 한다.

다만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은 이곳이 세계인을 품을 수 있는 평화의 성소로 알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영암은 기(氣)의 고장이자 평화(平和)의 고장이다. 영암의 군조(郡鳥)가 평화를 상징하는 산비둘기일 뿐만 아니라 구림(鳩林 비둘기숲)마을에는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기 힘든 ‘용서와 화해의 위령탑(평화탑)’이 세워져 있다. 전쟁의 위기와 살기(殺氣)로 가득 찼던 한반도가 이번 평화회담을 통하여 안정과 생기(生氣)의 땅으로 환기되고 있는 것처럼 영암도 평화와 접목되어야만 진정한 기의 고장이 된다.

기에는 살기와 생기가 동시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평화의 고장인 영암의 지명 유래지를 전쟁을 연상시키는 ‘장군바위’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월출산과 영암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열린 마음으로 함께 손잡고 내일을 열어 갔으면 한다.                     

글ㆍ사진=박철  photopark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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