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 환(영암읍 동무리)


사람이 어느 정도 만족해야 족함을 아는(知足) 것일까? 100%를 채우려 하는 것은 족함을 아는 것이 아닐 것이고 9할, 8할, 7할… 등 100% 아래서 만족하는 것이 족함을 안다 할 것이다.

세상의 부와 권력과 명예라는 것은 커지면 커질수록 더 커져 가려는 속성이 있다. 그런데 이 마력에 이끌려 100%, 150%, 200% 더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면 결국에 가서 파국을 맞는 것이 세상 이치다.

조선시대 최고의 거상으로 ‘임상옥’을 꼽는다. ‘최인호’의 소설 ‘상도(商道)’에서 그는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는 명언을 남겼다. 재물이든 사람이든 넘치거나 한편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뜻일 것이다.

‘상도’에서 ‘계영배(戒盈盃)’라는 술잔이 나오는데, 이 술잔은 7부까지만 채워야지 그 이상을 부으면 이미 부은 술마저 없어져 버리는 신비한 잔이다. 넘치는 것을 경계하는 철학이 들어 있으며 임상옥은 이 계명을 지켜 큰 부자가 되었다. “적당히 채워라. 어떤 그릇에 물을 채워야 할 때 지나치게 채우고자 하면 곧 넘치고 말 것이다. 불행은 스스로 만족함을 모르는데서 비롯된다.” 계영배를 설명하는 말이다. 짐작컨대 임상옥의 자족은 7할이 기준이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8할 자족! 우선 이것을 지족의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실천해 봄이 어떨까? 돈이든 권력이든 명예든 8할에 스스로 만족한다는 것! 2할의 욕망을 억제한다는 것! 이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오히려 ‘8할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이를 악물고 더 채우려고 하다가 자신을 망치고 다른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준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먹는 것도 먹고 싶은 것의 8할 만큼만, 말하는 것도 말하고 싶은 것의 8할 만큼만, 돈이나 지위나 권력도 8할선에서 자족한다면 그 인생은 분명 성공한 인생이 될 것이다. 과욕은 절대 금물이다.
채우기 위한 노력보다 2할을 비우는 용기와 지혜와 절제력이 나를 살리고 사회를 살리는 길이 아닐까?

엄밀히 말하면 그 2할은 베풀어주신 은혜에 대한 보은이며 무형속의 확실한 저축이며 공덕인 것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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