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평당 3천원대 거래
배추 종자값도 건지기 어려워

김장철을 한달 가량 앞둔 배추가 폭락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여 농민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관내에는 시종면, 도포면, 신북면 등 황토가 많은 곳에서 주로 배추가 재배되고 있다. 황토에서 생산된 배추가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내에서 동계작물로 배추나 무 등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수확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배추에 대한 거래는 많지 않은 형편이다. 평소같으면 배추 도매상인들이 배추밭을 찾아 밭떼기 거래가 활발히 이뤄져야 가격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지만 지난 2~3년전부터는 배추재배 면적중 20~30%정도만 거래가 이뤄질 뿐 나머지는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가격대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예년 같으면 평당 6천원선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 몇 년동안 4~5천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지다가 올해에는 평당 3천원대로 떨어져 갈수록 배추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배추가격이 폭락하면서 지역농협들과 일부 배추재배 농가들은 배추를 그대로 팔기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절임배추로 가공해 판매를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해 뚜렷한 성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공시설을 갖춘 영암낭주농협을 비롯해서 월출산농협 등 지역농협과 배추재배 농가들까지 총 30여개의 업체에서 절임배추 판매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절임배추 생산지로 유명한 해남군을 비롯해 타 지자체에서도 앞다둬 절임배추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을 이겨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달 10일부터 절임배추 판매를 시작한 영암낭주농협에서는 절임배추 판매를 위해 농민들로부터 평당 2500원에 배추를 구입하고 있다. 평당 2500원 수준이면 배추 종자값도 건지기 어려운 금액이다. 여기에 배추 수확을 위해서는 사람들이 수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인건비와 농약 등 비롯한 농자재 대금 등을 감안하면 몇 년째 적자만 보고 있는 셈이다.

절임배추 사업을 하고 있는 지역농협과 계약재배를 통해 납품할 수 있는 농민들은 그나마 형편이 낳은 편이다. 도포면의 한 농민은 비닐하우스에서 배추를 재배하고 있지만 수익이 없다는 판단에 다른 작물을 심기위해 상인에게 배추를 무상으로 줄테니 수확해서 가져가라는 요청을 했지만 인건비도 건지기 어렵다며 거부해 그냥 갈아엎어야만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몇 년째 배추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격리 물량 확대 등 가격안정 대책마련을 요청하고 있지만 가격안정을 위한 뚜렷한 정책이 실시되지 않으면서 농민들의 피해가만 가중되고 있다.

도포면의 한 농민은 올해에도 역시 배추가격이 폭락해 수확도 하지 못하고 갈아엎어야할 것 같다매년 갈아엎고 지원금을 줄 것이 아니라 하루 빨리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배추뿐만 아니라 대봉감의 경우에도 기상여건이 좋아 풍작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까지 가격이 폭락하고 있어 농민들이 근심에 빠져있다. 금정농협에서도 수확량 증가를 예상하고 평년보다 많은 800톤가량을 수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벌써부터 가격은 151박스당 1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앞으로 출하량이 더 늘어날 경우 현재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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