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 개발 붐에 임대료 껑충… 세입자 ‘죽을 맛’

대불산단의 인접지역이자 기업도시의 배후지역인 삼호지역에 대한 개발 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임대료 갈등으로 세입자가 건물주를 찌르는 참극이 발생해 지역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7시 40분께 삼호읍의 한 3층 높이의 건물에서 60대의 세입자가 건물주를 흉기로 찌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해 온 세입자는 최근 식당운영이 어려워지자 보증금과 식당설비 비용 1억2천여만원 가운데 일부를 돌려달라고 건물주인 A씨에게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흉기로 목 부위 등을 두 차례 찔렀다. 건물주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두고 지역민 사이에서는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이다. 최근 기업도시로 인한 개발심리가 높아지면서 삼호 이곳저곳에서는 우후죽순 격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땅값도 크게 올랐다. 현재 부동산에서 거래되는 농경지의 가격은 평당 20~3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주택용 토지도 마찬가지이다. 위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5년 전만 하더라도 60~80만원대에 거래되었던 주택용지 또한 최근에는 평당 300만원~ 350만원까지 크게 올랐다. 5년 새 5배 이상이 뛴 셈이다.

땅 값이 오르니 당연히 건물가격과 임대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지역 부동산 등에 매물로 나온 상가들의 월 임대료는 월 50만원부터 130만원 정도이다. 여기에 매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증금과 비품대, 권리금까지 더해져야 한다.

물론 이같은 가격이 인근 도시인 목포나 남악신도시에 비해 저렴한 것은 사실이나 최근 들어 그 가격차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일명 ‘몫’이 좋은 상가는 이미 도시권의 상가임대료를 뛰어 넘을 정도로 임대료가 크게 높아졌지만 매물이 흔하지 않다.

반면, 점포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어 영세상인들은 하나같이 ‘장사가 안된다’는 말로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오히려 조선경기 불황과 경제불황이 겹치면서 소비는 줄어들면서 소상공인들은 더욱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주민들은 “땅은 많은데 장사를 할 수 있는 건물은 한정돼 있는 탓에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며 “삼호읍소재지만 보더라도 놀고 있는 땅이 많은데 상당수가 타 지역 사람이 부동산 투기용으로 사놓고 방치하는 것이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삼호읍 소재지만 하더라도 유휴지에 상가나 주택이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상가가 밀집되면서 상권이 형성돼 이같은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상당수의 공휴지들이 타 지역 사람의 소유로 기업도시 사업이 정상화되고 개발이 진행될 경우 보상이나 매매가격이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설사 건물이 들어서더라도 건물주가 타지인 경우가 많고 임대료 수준을 목포와 같은 도시권 수준으로 올려 받는 경우도 많아 오히려 지역 임대료 수준을 높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결국, 개발에 따른 이익은 고스란히 외부로 빠져나가고 정작 지역민들에게는 피해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상인 A모씨 “금전문제로 세입자가 건물주를 칼로 찌르는 사건은 충격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며 “몫 좋은 상가는 한정돼 있는데 반해 임대료는 높아 비슷한 문제로 건물주와 다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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