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


가정은 온화해야 하고 받아들이는 포근함이 있어야 한다. 또한 가정은 이해와 타협으로 꾸며 나가야 하고 질서의 근본인 위계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정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회생활의 핵이 되어야 한다. 이 세상 어디에서도 가정처럼 평안하고 믿을 수 있는 안식처는 구할 수가 없다.

우리 민족은 5천년 역사를 연면히 이어온 문화민족이다. 오랜 전통속에 우리 가정문화의 뿌리를 공고히 지켜오면서 어느 민족 못지 않게 가정을 튼튼하게 지켜온 문화민족이라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다.

농경사회에서 유교문화권의 전통문화 발전을 계승하여 오면서 상공․무역사회, 첨단․정보사회의 물질적 성장을 비록 서구 산업사회보다는 뒤졌다고는 할지라도 정신․문화면에서는 결코 뒤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처럼 가정과 사회를 굳건히 지켜온 힘줄이 ‘수신제가(修身齊家)치국평천하지대본(治國平天下之大本)’이란 유교적 생활철학이 버팀목으로 우리들 정신세계를 떠 받쳐왔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는 절대 승자가 없다. 또한 절대패자로 있을 수 없다. 가족구성원 모두가 승자이며, 또한 패자일 뿐이다. 이것이 가정의 순리이고 원리이다. 가정에서 승자와 패자를 논하고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가정의 구성원은 모두가 혈연관계로 맺어있기 때문에 그 혈연은 인위적으로 아무리 떼려고 하더라도 불가능하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사회가 자랑할 수 있는 절대가치이다. 가정을 버리고 환락가에서 취생몽사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들은 모두가 우리사회의 구성원이다. 그리고 내가족․내형제들이며, 모두 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제 위선으로 과대포장된 껍질을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내용이 꽉찬 가정을 만들어서 우리사회가 다시 태어나야 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가 따뜻한 밥을 짓고 아들․딸들이 기다리고 있는 가정을 만들어 외롭게 지내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어머니에게 화합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또 남편은 가정에서 힘들게 일하는 아내의 손목을 잡고 그 수고로움을 감싸주는 사랑의 정(情)을 나누어야 한다. 아이들은 아버지․어머니의 따사로운 품에서 희망의 싹을 틔우게 하고 아버지․어머니께서는 그것을 보고 인생의 기쁨으로 삼아야 한다. 그 기쁨이 사회로 넘쳐흘러 나올 때 사회는 건강해지는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어디를 둘러봐도 유흥적이고 퇴폐적인 공간이 판을 치고 있다. 이들 시설들은 갈피를 못 잡고 헤매고 있는 청소년들을 향해 유혹의 손짓을 뻗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그런 줄도 모르고 그 소굴에 빠져들고 있으니 우리 사회가 과연 건강한 사회라고 말할 수가 있겠는가.

국가에는 충성(忠誠), 사회에는 신뢰(信賴), 가정에는 웃음꽃, 이것이 바로 건강한 사회와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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