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찬 택(덕진면 운암리 출생 / 영암중·고, 미 조지타운대)
한 때 우리고장 靈岩에도 학교간의 통합을 통한 名門校 育成方案이 현실로 다가오지 않나 해서 가슴을 설레인 적이 있다. 이는 京鄕各地에서 自立度가 미약한 국·공립학교 및 사립학교가 財政難을 타개하기 위해 취해지는 불가피한 措置로서 환영할만한 일이나 그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뜻있는 인사들이 추진해 왔던 영암의 명문고 육성방안이 推進上의 雜音과 難脈相이 불거져 白紙化하기로 했다고 한다. 실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작은 郡 所在地에 언제부턴가 쌍벽처럼 倂存해온 男高와 女高를 하나로 통합시켜야 한다며 이른바 "統合推進委員會"를 발족시키고 그간 상당히 구체적인 論議가 있었던 게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통합해야 한다는 就知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본다.
그러나 方式과 節次를 놓고 이해관계가 相衝되고 支葉的인 이기주의가 앞서 미래의 아름다운 靑寫眞을 먹칠해 버린 꼴이 되었다. 통추위는 왜 관련업무를 大局的으로 보지 못하고 我執과 近視眼的인 안목으로 一慣, 하찮은 小人輩들이나 하는 過誤를 저지르고 말았을까?
들리는 바에 의하면 통추위가 構想한 추진방안에는 看過해서는 안될 몇가지의 결정적인 失策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첫째는 역사와 전통에 있어 顯著한 차이가 있는 男高를 상대적으로 열세한 女高에 흡수통합시키려는 發想이었다. 어떻게 해서 55년의 전통을 가진 학교를 그 折半 水準인 28년짜리 학교에 통합시킬 수 있다는 論理였을까?
둘째는 재정적으로 脆弱하고 구조적으로 矮小한 私立學校가 무슨 뱃짱으로 公立學校를 통합의 대상으로 삼았는지 疑問이다. 이는 우리고장의 情緖나 文化的으로도 相馳되는 일이어서 처음부터 실패가 예견되어 있었다.
한편 통추위 人員構成에도 근본적으로 매끄러움이 부족했다고 한다. 어느 일방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 처음부터 作定하고 이 일에 참여한 者도 있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또한 自治團體에서도 예산을 축내가며 偏向的인 시각을 가지고 特定學校 편에 서 있었다 하니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미 물 건너간 일을 가지고 再論할 필요도 없고 곱씹어 볼 입장도 아니지만 통추위 구성은 上級 교육관청이 주관하되 어느 한쪽에도 이해관계가 全無한 교육계의 中堅人物들로 구성되었더라면 양쪽의 의견이나 주장을 공평하게 垂斂, 합리적으로 업무를 처리하여 지금쯤은 우리의 宿願事業이 현실화될 수 있었으리라고 아쉬움을 吐露해 본다.
다만 금번 통추위의 실패가 잘못된 업무추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늦게나마 認定하고 自省한다면 통추위는 기대半, 실망半으로 精神的으로 混亂스러워 했을 양측 學父母들 앞에 납득할 만한 謝過가 있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