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폐기물까지 투기
주민들 “단속하지 않으니 쓰레기장되어가”

영암읍과 도포면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인 도포대교 일대가 각종 건축폐기물과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로변에 수십 톤이 넘는 건축폐기물이 오랫동안 방치돼 풀 속에 묻혀 있는가하면 최근 들어서 생활쓰레기까지 가세해 이곳이 폐기물 방치장소로 둔갑하고 있다.
지난 24일 제보를 받고 찾아간 도포대교 서쪽 지점 도로변에는 생활폐기물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폐기물 속에는 가정에서 나온 건축폐기물을 비롯해 각종 농약병 등이 포대 속에 담아져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었다.
한쪽에는 침대조각과 의자 책상 파편 같은 각종 가구를 분해한 조각들이 쌓여 있어 가벼운 물건들은 바람이 불면 주변으로 날아갈 것 같았다.
이 지점은 영암읍~도포면 2차선 도로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각종 폐기물을 버릴 수 있는 곳이었다.
길 건너편에는 언뜻 보면 잡풀이 수북하게 자라고 있었다. 주변에는 갈대밭까지 있어 좋은 풍광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풀숲을 헤치자 폐석이 수북이 쌓여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대형 트럭으로 집중적으로 투기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각종 폐석은 군집을 이루며 하천변에 약 30m의 길이로 길게 뻗혀 있었다.
불법투기 초기에 치우지 않았기 때문에 이곳에 풀이자라고, 이 풀들이 폐석을 덮으면서 풀이 수북한 언덕을 형성하고 있었다. 또 잡풀 사이로 곳곳에 폐석들이 보이기 때문에 관계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폐기물 존재를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곳에서 가까운 덕진면 용산리의 한 주민은 “폐석이 쌓인 지 한참이 지났는데 누구하나 치우지 않고 있다”며 “폐석을 치우지 않자 이곳에 다른 폐기물들이 쌓이기 시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여름에는 폐석들이 잡풀에 뒤덮여 보이지 않지만 겨울이나 봄이 되면 흉물스런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며 “도로변에 저렇게 폐기물을 버린 사람도 잘못됐지만 이를 단속하지 않은 관계기관도 문제다”고 지적했다.
영암은 하천이 많고 둑을 따로 개설된 농로가 많은 곳이어서 폐기물을 투기하기에 용이하다는 게 많은 주민들의 지적이다. 하천에 널려있는 갈대나 잡풀사이에 폐기물을 버리면 쉽게 눈에 뛰지 않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각성도 중요하지만 관계기관이 정기적인 순찰을 통해 폐기물을 단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도포리의 한 주민은 “예전에는 하천변에 폐냉장고를 버린 사람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모습은 사라졌다”며 “도로와 가까운 하천변이 폐기물 투기장소가 되지 않도록 철저한 단속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