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점유, 야간운전 사고위험 증가
지난 21일 오전 영암읍 개신리 사자마을 앞 2차선 도로. 가로1.5m 길이 100여m의 그물망 위에 나락이 널려져 있다. 나락 망이 폭 2m정도의 한 개 차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운전자들은 벼를 피하기 위해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마주 오는 차량을 피하기 위해 급정거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또 덕진면 장선리 농업기술센터에서 군서면 해창리 방면으로 진입하는 영덕교 다리 부근 역시 100여m 정도 길이의 나락 망이 펼쳐져 있어 운전자들이 마주 오는 차량을 기다리는 등 교통 흐름에 방해를 주고 있다.
특히 이곳은 다리직전 오르막길로 마주 오는 차량을 쉽게 발견할 수 없어 자칫 대형사고의 위험률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본격적인 벼 수확 철에 접어들면서 농민들이 벼를 말리기 위해 도로변을 막무가내 식으로 점령해 운전자들의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매년 되풀이 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농민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농민 A모(여·63)씨는 "도로변에 나락을 깔아 놓는 것이 위험한 것은 알고 있지만 나락 값은 떨어지는데 건조비용은 갈수록 오르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더 이상 건조장을 이용할 수 없는 농민들의 마음도 이해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건조비용이 너무 비싸 도로변에서 건조하고 있지만 차량들로 인해 벼가 짓뭉개지고 갑자기 내리는 비에 젖어버리는 피해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기안 기자
giani@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