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영산강 문저리 못따라와”

 

지난달 30일 영암장 어물전. 어물전 한쪽에 문저리가 수북히 쌓여 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문저리들은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싱싱함을 자랑했다. 어물전의 주인은 20여마리의 문저리를 그릇에 담아 1만원에 팔았다.

영암사람들에게 문저리는 추억의 횟감이다. 영산강 하구둑이 막아지기 전에는 영암에는 문저리 천지였다. 문저리를 즐기는 사람도 많았다. 보통 벼를 심는 6월부터 그해 겨울까지 쉬지 않고 나왔다. 영암읍이나 학산등에는 문저리를 파는 식당이 한집건너 한집이 있을 정도로 문저리 요리를 파는 곳이 많았다. 문저리를 횟감으로 그만이지만 요즘에는 풋호박과 요리를 해 먹으면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그러나 영산강 하구둑이 막아진 이후 영암에서 문저리를 잡는 모습이 사라졌다. 문저리는 보통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곳에서 서식하며 강과 바다를 왔다갔다하는데 하구둑이 막아지면서 영산강으로 올라올 기회를 영원히 잃었다.

문저리는 요즘 무안 해제면 쪽에서 가져 오고 있다. 바닷길이 막히지 않은 무안에서는 지금도 문저리가 많이 잡히고 있다. 그러나 맛은 예전 영산강 문저리를 따라오지 못한다는게 주민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장날 문저리를 두어마리 산 영암읍 동무리 이영동(76)씨는 “예전 먹어본 경험이 있어서 장날이면 문저리를 종종 사는데 맛은 영산강 것을 따라오지 못한다. 영산강 문저리는 정말 고소하고 찰졌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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