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해남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골프클러스터 조성이 추진된다고 한다. 문화체육부 등 정부 당국은 지난 2005년 지정된 영암·해남 관광레저기업도시(일명 J프로젝트) 내 3개 지구에 총 351개 홀을 갖춘 대규모 골프클러스터 건설사업을 이르면 5월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예정대로 골프장이 모두 들어서면 현재 홀수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전북 군산CC(81홀)는 물론 현재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광동성 선전의 미션힐스 골프장(216홀)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하니 가히 골프장 천국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물론 골퍼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골프장들이 지금 보다 많이 들어서 값싸고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욕구때문이다. 그러나 당초 기업도시의 조성목적이 많이 퇴색되고 수시로 계획이 수정되면서 혼란만 가중되고 있어 우려하는 바가 크다. 더구나 그 광활한 토지를 골프장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지방화 시대에 역행하는 수도권 위주의 제반정책과 맞물린 현 정부의 계산된 의도가 아닌가 싶다. 최근 전북 무주, 전남 무안 등 곳곳의 기업도시 추진이 무산되면서 영암·해남 기업도시 활성화를 위해 ‘사업자봐주기’식으로 골프장 난개발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호지구에 허브테마단지를 조성해 종합 관광레저휴양도시로 만든다는 당초의 기본취지가 훼손돼선 안된다. 최근 난개발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는 강원도의 사례도 주목해야 한다. 무분별한 골프 난개발 문제를 청정지역 전남지역에까지 답습할 것인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간척지 개발사업이 고작 골프장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는가 반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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