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조류인플루엔자(AI) 살처분 오리 규모가 273만마리에 육박해 대재앙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처럼 AI가 전남 전역으로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구제역 예방업무까지 겹치면서 폭설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농가들을 이중삼중으로 괴롭히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가축 전염병 바이러스가 사람과 차량에 의해 확산되면서 축산업이 총체적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우리 영암지역은 11일 현재 23농가에 49만2천마리를 살처분 한 것을 포함해 앞으로 27농가 90만마리가 예정돼 있어 매몰처분 규모가 150만마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수치는 지난 2008년 4월 신북 닭농장에서 발생한 AI로 반경 3㎞내 74만마리를 살처분 한 것과 비교하면 3.5배를 넘는 것이어서 대재앙에 가깝다.

더구나 지난 7일 영암에서 최초로 AI 확진 판정이 나온 뒤 급속히 확산추세를 보이면서 가금류 농가들이 불안감 속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외부출입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때아닌 고립생활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역인력은 턱없이 부족, 매몰처분 작업이 늦어져 AI확산을 초기에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터여서 전 군민들의 결집된 힘과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또 지난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시작한 구제역은 한 달이 훌쩍 넘도록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소와 돼지 사육농가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아직까지 전남지역에서는 구제역이 번지지 않았지만 영양과 충주에서 또 발생했고 계속되는 구제역으로 인해 매몰 대상 소와 돼지가 전국에서 3천695개 농장 150만마리에 이르고 있다고 하니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지금까지 구제역 의심신고는 총 162건이 접수됐으며 이중 118건이 양성을, 44건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여하튼 구제역 역시 전남북, 경남,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추세를 보이면서 정부 당국에서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날이 새면 또 어디일까 두렵다. 살처분 현장은 눈뜨고 보기 힘들 지경이고, 이제는 매몰하는 땅이 부족해 아우성이라고 한다. 토양을 통한 2차, 3차 감염이 걱정된다.

공무원과 축협 등 생산자단체들이 나서 연일 고생하고 있다. 농번기 때도 보아왔지만 정작 농가들은 뒷짐지고 있는 사례도 더러 있었다. 지금은 총체적 위기상황이 아닐 수 없다. 공무원과 관련 유관기관에만 맡겨두지 말고 농가 스스로도 팔을 걷어부치고 이 위기상황을 벗어나야 한다. 축산농가, 공무원 모두 고통스런 날들이지만, 최선을 다해 막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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