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벚꽃 백 리 길[109] ■ 구림마을(18)

조영광 전남대 역사교육과 교수의 발표문 중에서 부여와 고구려의 면적은 사방 2천 리라고 밝히면서도 삼한의 강역 사방 4천 리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마한의 인구 10여만 호는 당시 부여와 고구려를 합친 인구와 맞먹는다고 했다. 삼한의 강역 사방 4천리 역시 부여와 고구려의 면적을 합친 것과 똑같은 데 이것은 왜 뺐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사방 4천 리를 밝히면 삼한을 한반도에 표시할 수 없고, 황하와 양자강에 이르는 대륙에 삼한을 나타낼 수밖에 없기 때문은 아닌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학자의 양심으로 삼한의 면적 사방 4천 리 역시 부여·고구려 면적과 함께 밝혔으면 한다. 역사학자들의 사료 왜곡에 대해 필자는 매우 유감이다.

재야사학자 초청 세미나도 고려돼야

그럼에도 일제 식민 반도사관이 여전히 전수되고 있다. 얼마 전 지역에서 개최된 세미나도 마찬가지다. 영암군 등 주최 측은 균형 잡힌 시각을 갖기 위해서라도 식민 반도사관에 경도된 강단사학자들 외에 역사서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고 적용하여 진짜 우리 역사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사학자, 재야사학자들을 초빙하여 공개 세미나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기찬랜드 내 한국트로트센터에서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영암유치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역사 교과서 내 마한사 서술 확대를 위한 세미나’를 부제로 영암군과 (재)한국자치경제연구원 주최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주관 단체는 ‘마한역사문화연구회’였고, 사회는 박해현 마한역사문화연구회 소장이 맡아 진행했다. 주최 측은 발제자들의 발표 내용을 정리한 총 100쪽에 이르는 세미나 자료집도 배포했다. 마한 세미나를 보기 위해 영암군민 뿐만 아니라 나주와 해남, 목포 등지에서 올 정도로 세미나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하지만 발제자들이 발표 내용은 필자로선 이해할 수 없었다. 조영광 교수는 앞서 언급했듯이 마한 역사를 한반도 남부 지역으로 축소시켜 발표했다. 박해현 교수 또한 양직공도에 나오는 백제 관련 내용을 인용하여 마한의 역사를 한반도 남부 지역으로 국한시켜 발표하였다. 우선, 조영광 교수가 주장한 내용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국사편찬위원회–한국사데이터베이스 자료

한국사 관련 주요 자료를 전산화하여 서비스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역사자료 전문데이터베이스이다. 원문과 번역문이 함께 구축된 자료는 일반인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다음은 한국사데이터베이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검색한 삼한(三韓)과 관련한 내용이다. 중국정사조선전 삼국지 위서 동이전과 후한서 편을 보면, 부여 고구려 백제 신라 한 예 읍루 등 우리 고대 국가에 관련한 기록을 원문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후한서에도 삼국지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조 교수가 인용한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韓)’ 강역과 인구수-한의 면적은 사방 4천리, 마한 인구는 10여만 호다. 

(중략) 

조 교수가 인용한 삼국지 위서 동이전 ‘부여’ 강역과 인구수-부여는 사방 2천리, 8만호

조 교수가 인용한 삼국지 위서 동이전 ‘고구려’ 강역과 인구수-고구려는 사방 2천리, 3만호

위에서 살펴보듯이 조 교수는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한(韓)조 내용을 그대로 참조하면서 ‘삼한의 강역 사방 4천 리’만 빼고 삼한의 역사를 축소, 일제 식민 반도사관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김창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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