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벚꽃 백 리 길[81]
■ 도갑리1구 죽정마을(25) - 문산재(6)

문산재 전경 – 왼쪽 상부에 월대암이 보인다. 옛 선비들은 월대암을 북두칠성 같다고 묘사했다. 그 아래 거대한 바위가 버티고 있는데 문산재 8경 중 하나인 ‘대암’이다. 1684년 문수서재를 연 이후로 여러 차례의 개보수를 거쳐오던 중 1830년 화재를 당하여 큰 손실을 입었으나, 후학들이 힘을 모아 1832년에 다시 강당을 복원하였다. 낭주인 최태증(崔泰曾 1773 ~ ?)은 이때의 일을 상량문에 자세히 기록해 놓았다. 선배들이 해놓은 업적을 소중히 여기고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애쓴 흔적이 문장 곳곳에 절절히 배어 있다.                                                                  /사진 제공 – 문화일보 박경일 부국장       
문산재 전경 – 왼쪽 상부에 월대암이 보인다. 옛 선비들은 월대암을 북두칠성 같다고 묘사했다. 그 아래 거대한 바위가 버티고 있는데 문산재 8경 중 하나인 ‘대암’이다. 1684년 문수서재를 연 이후로 여러 차례의 개보수를 거쳐오던 중 1830년 화재를 당하여 큰 손실을 입었으나, 후학들이 힘을 모아 1832년에 다시 강당을 복원하였다. 낭주인 최태증(崔泰曾 1773 ~ ?)은 이때의 일을 상량문에 자세히 기록해 놓았다. 선배들이 해놓은 업적을 소중히 여기고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애쓴 흔적이 문장 곳곳에 절절히 배어 있다.                                                                  /사진 제공 – 문화일보 박경일 부국장       

 

문수재 중수 상량문(文殊齋重修上梁文)
 
하은주 삼대로부터 함께 이를 배워 오래도록 현사를 우러름이 연관되는 바요. 시, 서, 예, 악과 학문을 숭상함에 우리 유림이 보고 배워야 할 곳이로다. 

봄에는 현악기를 타고 여름에는 시를 읊으며 날로 나아가고 달로 자라네. 벗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고 때로 익히고 배우니 기쁘지 아니하며, 선비들은 밝은 스승을 따라 물어 유익한 점 더욱 점점 이루었네. 공유 우리 고을은 인재의 고을이요. 문헌이 있는 바로 성기동으로부터 서당을 이곳으로 옮겨 세웠으니 흥했다 폐했다 무상하고 문사에 올라와 강론하니 유업의 전수가 근본이 있네. 

용이 날듯, 봉이 춤추듯 기슭의 청숙지기가 총총하고 새가 날 듯 처마를 얽으니 윤환의 제도가 병병하도다. 훌륭한 선비들이 이곳에서 성하고 뛰어난 선비들은 저와 같이 그 영예롭네. 어린이를 교육하는 공을 청나라 모기령의 붉은 포장 속 가르침인들 사양하며 진비의 덕이 후한 때 공융의 북해상 같이 빛이 나리라. 전세와 같이 도용하여 대개 후생들도 성취했네. 

호남의 락사를 차라리 다른 곳에서 어찌 구하리. 영암 서쪽에 무이 계곡 같은 곳이 이곳에 천단했네. 이미 규모가 미덥고 아름다우니 거의 먼 옛날부터 내려온 규거를 준수했네. 어찌 여덟 사람의 재앙이 들 줄 알았으랴. 거의 백 년의 자취를 쓸어버렸네. 

춘추로 강학하던 곳이 다 잿더미의 마당으로 만들었고 조석으로 이업하는 방향에 다만 진토된 자취만 남아있네. 어찌 부로의 탄식과 아쉬움이 없으랴. 사류들이 슬퍼하고 한숨 쉬는 것 같음도 있도다. 산은 높고 물은 맑으나 땅은 차마 거치른 것을 말 못하겠으므로 좋은 때 좋은 날과 해에 이미 중수하기로 뜻 모았네. 여러 사람이 뜻을 함께하여 짓기로 하니 저 모든 사람들의 힘 미치었네. 

재주 있는 사람을 다른 곳으로부터 빌리지 않아도 어찌 경륜 있도다. 상동하우를 이어 옛 관례와 같이하고 좌규우승에 여러 공인들의 극함을 감독했네. 날을 헤아려보니 가히 그 준공이 속히 이루어졌음을 볼 수 있고, 구름 같이 몰려오는 후학들의 다투어 모인 것을 보아 또한 이 뒤를 기약할 수 있네.

선배 선비들의 뜻을 추휼해 보니 옛 암자가 빛이 나고 지극하게 우리 무리의 선비들이 공부를 닦으니 새로운 집이 용슬하네. 문염을 불어 흥기시켜 직하의 유풍을 묘사하고 연원을 곧게 이어 방불하게 사빈의 활수와 같이 접하였네. 산은 원산과 같은 고로 점치지 않고 이에 묘의 하였으며 도리와 서까래를 이미 유신하니 연작이 서로 와서 하례하네. 격식을 드날리며 잘 송앙하고자 하여 들보를 들어 올리며 노래하네.

어영차! 들보를 동쪽으로 던지려 하니 날듯 집체의 난간이 푸른 공중에 솟아났네. 묵객과 소인들이 서로 따라 이곳에 모여 일어나 아침 햇살을 보니 창가에 붉게 비춰오네.

어영차! 들보를 서쪽으로 던지려 하며 대에 올라 한번 바라보니 뭇 산이 얇게 보이네. 꽃 지고 새 우는 깊숙한 곳에 바위 밑으로 별이 기우니 나무 그림자 희미하구나.

어영차! 들보를 남쪽으로 던지려 하니 간송과 뜰 앞대가 빽빽하게 서로 쫑긋하네. 봄날 맑은 창가에 글을 보고자 일어나니 때로 들려오는 두셋 초동 노래하네. 

어영차! 들보를 북쪽으로 던지려 하니 하늘 기둥 초초하게 북두칠성 둘러있네. 한점의 시끄러운 터 차라리 침범한 듯 개중에 맑은 경치 소인들이나 알리.  

어영차! 들보를 위로 던지려 하니 흰 구름 푸른 아지랑이 마땅히 주렴에 아롱거리네. 가을 산에 비 개니 골짜기가 새로운 것 같고 맑게 갠 경치가 밝게 돌아오니 천기가 밝도다.

어영차! 들보를 아래로 던지려 하니 강 끝 주룡으로 들 말이 달려가네. 밝은 달 맑은 바람이 새롭게 처마에 드니 시 지을 생각 배로 나서 정히 한가하고 우아하네. 

엎드려 원하옵건데 오늘 상량한 이후로는 청금 띠 두른 이 강호에 차 과거급제 많이 하고 글 병풍 봉 학 같이 지어 오르는데 높고 낮음이 스스로 사다리 같아 다시 명구로 드날리고 다시 우리도 일어나게 귀신은 보호할 것이며 작은 것은 가고 큰 것이 오게 하소서.                   

숭정기원후사회갑임진 삼월 십구일 병인 을미시  
                       계사생
낭주후인 최태증           짓고 최호는 씀
                       자 대이
 


주(註)
o 壬辰年(임진년) : 1832년 o 炳炳(병병) : 빛나고 빛남.
o 夏殷周(하은주) :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
o 西河之絳帳(서하의 강장) : 청나라 모기령(毛奇齡)이 장막을 치고 가르침.
o 晋鄙(진비) : 진나라 고을. 북해상(北海相): 북해의 땅
o 孔融(공융) : 후한(後漢)때 북해의 재상을 지낸 사람.
o 陶鎔(도용) : 도야와 같은 말. 도공이 용광로에서 그릇을 만듬. 스승이 제자에게 재예를 육성시킴.
o 上棟下宇 (상동하우) :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이음.
o 左規右縄 (좌규우승) : 좌측으로 자를 재고 우측으로 먹줄 놓아
o 遹追(휼추) : 추가로 지음을 말함.
o 文燄(문염) : 글이 타오르는 불꽃과 같음.
o 容膝(용슬) : 용모와 태도.
o 稷下(직하) : 국가 형성 이후.
     
 (원문번역- 일초 박준섭/ 자료 제공- 현삼식 전남종가회 회장)          

/김창오(월인당 농촌유학센터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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