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벚꽃 백 리 길(67)
■ 도갑리1구 죽정마을(11)

도갑사 해탈문에서 바라본 광제루 - 광제루 중앙문을 열고 나가면 비로소 대웅보전에 이른다.
도갑사 해탈문에서 바라본 광제루 - 광제루 중앙문을 열고 나가면 비로소 대웅보전에 이른다.

사찰 내 불전(佛殿)과 전각의 의미

우리나라에 불교가 처음 도입된 때는 삼국시대로 알려져 있다. 고구려는 372년 소수림왕 때 전진의 '순도'가 불경과 불상을 가져왔다고 알려져 있고, 신라는 눌지왕 때 고구려 승려 '아도'가 전래했는데 이른바 '이차돈의 순교'로 527년 법흥왕 때 공인되었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의하면 인도 간다라국에서 온 마라난타라고 하는 고승이 384년 침류왕 원년에 중국 동진을 거쳐 백제에 불교를 전했다고 한다. 이 연대로 추정해본다면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가 1600년이 넘었다. 이 기간 동안 불교가 우리 사회 곳곳에 미친 영향은 지극히 크다. 명산마다 이름난 사찰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사찰마다 부처님을 모신 법당, 즉 불전의 명칭이 달라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가 힘들다. 도갑사의 불전은 대웅보전이지만 강진 무위사는 극락보전이다. 장흥 보림사에 가면 대적광전이 있다. 사람마다 종교가 다르겠지만 명산대찰에서 마주치는 불전의 명칭과 그 뜻을 알아둔다면 불교문화에 대한 상식과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라 사료된다. 아래 내용은 ‘사찰 내 각 전각의 의미(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 김왕직)’에서 발췌했다.

금당과 법당

부처님을 모신 주 전각을 통칭하여 이르는 말이다. 오행으로 중앙을 상징하는 황색 또는 금부처님을 상징하여 고려 초까지는 불전을 금당(金堂)으로 불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법당(法堂)이라는 명칭이 쓰였는데, 법당은 영원한 자유와 진리로 충만한 법의 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역시 부처님을 모신 전각의 통칭이다. 법당이라는 말은 선종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고려 이후부터는 전각에 모신 부처님의 성격에 따라 전각의 명칭이 달리 불리기 시작했다. 대개 천태종 계열 사찰의 금당은 대웅전, 화엄종 계열은 대적광전, 법상종 계열은 미륵전, 정토종 계열은 극락전을 두어 사찰의 성격을 나타냈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법당은 불전이 아니라 강당으로 우리와 개념 차이가 있다.

대웅전과 대웅보전

대웅이란 현세불인 석가모니불의 존칭 중 하나이다. 그래서 석가모니불을 모신 불전을 대웅전(大雄殿)이라고 칭한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모셔진 부처가 바로 석가모니불이다. 석가모니불 양쪽에는 협시불이 놓이는데 대개 세 종류가 있다. 첫째는 가섭(迦葉)과 아난(阿難)이 입불로 모셔지는 경우이다. 두 번째는 문수보살(文殊菩薩)과 보현보살(普賢菩薩)이 모셔지기도 한다. 세 번째는 갈라보살(艴羅菩薩)과 미륵보살(彌勒菩薩)이 모셔지는 경우도 있다.

대웅전의 격을 높여 대웅보전(大雄寶殿)이라고 할 때는 석가모니불 좌우에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를 모시고 다시 그 좌우에 협시불을 봉안한다. 그리고 건물도 정면 5칸 건물이 원칙이다. 때로는 3칸이면서도 이름만 대웅보전으로 높여 부르는 경우도 많다.

대적광전·대광명전·광명전·비로전

대적광전(大寂光殿)은 연화장세계의 교주인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모신 법당이다. 주로 화엄종파에서 본전으로 삼는다. 비로자나불의 협시불은 문수와 보현을 모신다. 비로자나불을 모시기 때문에 비로전(毘盧殿)이라고도 하며, 비로자나불의 광명이 모든 곳에 두루 비친다는 의미로 대광명전(大光明殿) 또는 광명전(光明殿)이라고도 한다.

극락전·무량수전·미타전

극락전(極樂殿)은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아미타불을 모신 전각이다. 한국의 법당 중에서 대웅전 다음으로 많다. 아미타불을 모셨기 때문에 미타전(彌陀殿)이라고도 하며, 아미타부처님은 무량한 수명과 무량한 빛 자체이므로 무량수전(無量壽殿)이라고도 한다. 아미타부처님의 협시불로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또는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 모셔진다.

약사전

약사전(藥師殿)은 약사여래를 모신 전각을 말한다. 우리 민족이 선호하는 5대 부처님 중 한 분이다. 중생들의 육체적 질병과 마음의 고통을 치료해주는 역할을 하는 부처이다.

미륵전·용화전·자씨전

미륵전(彌勒殿)은 용화세계에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상징화한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을 모신 법당이다. 미륵불에 의해 정화되고 새로운 불국토의 용화세계를 상징한다고 하여 용화전(龍華殿), 미륵의 한문식 표기법인 자씨(慈氏)를 취하여 자씨전(慈氏殿)이라고도 한다. 금산사 미륵전이 대표적이다.

팔상전·영산전

석가모니불의 일생을 여덟 단계로 구분하여 표현한 모습을 팔상(捌相)이라고 하고 팔상도를 모시고 있는 전각을 팔상전(捌相殿)이라고 한다. 대개 팔상전에는 중앙에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시고 외곽에 팔상탱화를 봉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5층 목탑인 법주사 팔상전이 대표적이다.

부처님께서 묘법연화경을 설한 영산회상의 장면을 그린 영산회상도를 모신 전각을 영산전(靈山殿)이라고 한다. 영산회(靈山會)란 영취산에서 제자들을 모아놓고 가르침을 베풀던 모임이다.

관음전·원통전·대비전

관음전(觀音殿)은 관세음보살을 모신 법당이다. 중생의 고뇌를 씻어주는 권능이 모든 곳에 두루 통한다고 하여 원통전(圓通殿)이라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를 강조하여 대비전(大悲殿)이라고도 한다. 관세음보살은 현세에서 고통받는 인간이 해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부처이다.

명부전·지장전·시왕전

명부전(冥府殿)은 지옥 세계에서 중생들을 구제하는 지장보살을 모신 전각이다. 지장보살을 모셨기 때문에 지장전(地藏殿)이라고도 한다. 또 지장전에는 유명계(幽冥界)의 시왕을 봉안하고 있기 때문에 시왕전(十王殿)이라고도 한다.

응진전·나한전

응진전(應眞殿)이나 나한전(羅漢殿)은 모두 부처님의 제자를 모신 전각으로 중생들 가까이에서 중생들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역할을 한다. 부처님의 16제자를 모신 전각을 응진전이라 하고, 500제자를 모신 전각은 나한전이라고 한다.

  /김창오(월인당 농촌유학센터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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