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벚꽃 백 리 길(66)
■ 도갑리1구 죽정마을(10)
월출산 도갑사 일주문과 해탈문

월출산 도갑사 일주문 / 양 기둥에는 각각 ‘역천겁이불고(歷千怯而不古) 긍만세이장금(亘萬世而長今)’이라고 쓰인 주련이 걸려있다.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옛날이 아니고 만세에 길이 걸쳐있다 해도 지금일 뿐이다’라는 의미다.
월출산 도갑사 일주문 / 양 기둥에는 각각 ‘역천겁이불고(歷千怯而不古) 긍만세이장금(亘萬世而長今)’이라고 쓰인 주련이 걸려있다.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옛날이 아니고 만세에 길이 걸쳐있다 해도 지금일 뿐이다’라는 의미다.
도갑사 해탈문 가는 길 / 삼문의 마지막 문으로 불이의 경지를 상징한다. 길 양쪽에는 차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하얀 차꽃이 피어 늦가을의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 
도갑사 해탈문 가는 길 / 삼문의 마지막 문으로 불이의 경지를 상징한다. 길 양쪽에는 차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하얀 차꽃이 피어 늦가을의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 

사찰의 삼문

사찰의 문은 부처님의 집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절은 불전(佛殿) 앞에 세 개의 문을 세워놓고 있다. 일주문, 사천왕문, 불이문(해탈문) - 이 세 개의 문을 일컬어 삼문(三門)이라고 한다. 사찰에 세 개의 문을 두어 부처를 모신 불전에 들어서는 길을 길게 유도하는 방식은 고려 말부터 유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도갑사에는 사천왕문은 없고 일주문과 해탈문, 두 개의 문만 있다. 

일주문(一柱門)은 사찰 삼문 중에서 가장 앞에 있는 문이다. 일주문은 기둥이 일렬로 서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기둥을 일직선으로 세운 것은 일심(一心)을 의미한다. 신성한 가람에 들어가기 전에 '세속의 어지러운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사천왕문은 삼문 중 중문에 해당하는 문이다. 사천왕문은 불법의 외호신(外護神)인 사천왕을 모신다. 사천왕은 수미산의 각 방향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착한 중생을 격려하고 악한 자에게 벌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동쪽은 푸른색 얼굴을 한 지국천왕(持國天王)이 한 손에는 칼을 들고, 다른 손은 주먹을 쥐고 있다.  서쪽은 흰색 얼굴의 광목천왕(廣目天王)이 삼지창과 탑을 들고 있다. 남쪽 증장천왕(增長天王)은 붉은색이며 오른손에는 용을, 왼손에는 여의주를 들고 있다. 북쪽 다문천왕(多聞天王)은 검은색이며 왼손으로 비파를 들고 오른손으로 줄을 튕기는 자세를 하고 있다.

불이문(不二門)은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하는데, 삼문의 마지막 문으로 불이(不二)의 경지를 상징한다. 불이는 분별을 떠난, 언어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절대의 경지를 뜻한다. 이 해탈문을 지나면 바로 부처를 모신 불전(佛殿)이 나타난다. 

월출산 도갑사 일주문

도갑사도 역시 일주문이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다. 역사가 오래된 건물은 아니다. 도갑사 일주문은 1992년에 건립되었다.

일주문은 네 개의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지붕을 얹는 일반적인 가옥형태와는 달리 나란히 서 있는 두 개의 기둥 위에 지붕을 얹는 독특한 형식이다. 보통 다포계(多包系) 맞배지붕이 많은데, 도갑사 일주문은 다포계 팔작지붕이다. 두 개의 우람한 기둥 곁에는 각각 두 개의 보조 기둥이 세워져 있다.

일주문 양 기둥에는 각각 ‘역천겁이불고(歷千怯而不古) 긍만세이장금(亘萬世而長今)’이라고 쓰인 주련이 걸려있다.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옛날이 아니고 만세(오랜 세월)에 길이 걸쳐있다 해도 지금일 뿐이다’라는 의미다.

누구든 부처의 집에 오려거든 세속에 찌든 마음, 과거에 집착하는 마음,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서 불안해하는 마음을 다 털어내고 지금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는 마음을 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도갑사 해탈문

해탈문은 속세를 벗어나 정토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다. 모든 괴로움과 헛된 생각의 그물을 벗어나 아무 거리낌이 없는 진리의 깨달음을 얻는 문이다. 해탈문은 중생들에게 탐욕과 집착, 어리석음과 무지에서 벗어나 대 자유인이 될 것을 일러주고 있다. 이 문을 지나면 비로소 부처를 모신 불전에 이르게 된다.

국보 제50호로 지정된 도갑사 해탈문은 조선 성종 4년(1473)에 다시 세워진 건물로 석조 기단 위에 중앙 칸은 통로가 되고, 좌우 한 칸씩에 사천왕상을 안치하게 되어 있으나 현재는 금강역사와 문수보현동자상이 봉안되어 있다. 기둥은 배흘림기둥인데 기둥 위의 구조가 주심포식과 다포식 양식이 섞인 형태로 우리나라에서 유례가 드문 건축물이라고 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일주문과 해탈문을 지나면 도갑사의 본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부처를 모신 불전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관문을 거쳐야 한다.
 
/김창오(월인당 농촌유학센터장)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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