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벚꽃 백 리 길(61)
■ 도갑리2구 평리(坪里)마을③

 

2019년 국립종자원 영암사무소 개청식 열려

2019년 10월 29일은 평리마을이 생긴 이후로 가장 경사스러운 날 중의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마을 입구에 ‘국립종자원 전남지원 영암사무소’ 개청식이 열린 날이었기 때문이다. 여러 지자체 간의 치열한 유치경쟁을 뚫고 이뤄낸 값진 성과였다. 평리마을의 입지 조건이 탁월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일단 평리마을 주변에는 유해시설이나 공장이 없다. 사방으로 탁 트인 들녘과 영암-독천 간 4차선 도로에 진입할 수 있는 교통의 편의성, 그리고 도갑 저수지와 성양 저수지 등 종자 실험에 필요한 풍부한 수자원 등이 입지 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특히 평리마을 뒤편에 자리한 월출산 국립공원과 저녁노을이 일품인 서쪽의 은적산도 지리적 환경적 평가에서 한몫했으리라 짐작된다. 월출산을 형상화한 국립종자원 건물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국립종자원 전남지원 영암사무소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사업비 248억원을 투입하여 부지 29,852㎡, 연면적 7,002㎡에 종자 정선센터, 청사, 온실, 관리사 등을 갖추고 있다. 건조기, 정밀 비중 색채 정선기 등 10여 종의 최첨단 정선 장비를 구비하고 있으며 벼를 기준으로 2천 톤을 처리할 수 있는 정선능력을 갖췄다.

국립종자원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남지역은 최대 쌀 생산지역인데 자가 채종하는 농업인이 많아 보급종 공급률은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41% 수준으로 가장 낮다. 2019년 기준으로 보급종 공급률은 전국 53.7% (소요 36.5천톤, 공급 19.6), 전남 41.3% (소요 8.0, 공급 3.3), 충남 47.3% (소요 7.4, 공급 3.5), 경북 64.0%(소요 5.0, 공급 3.2)이다. 또한, 지역 특성상 태풍 등 기상재해가 잦고 다수확 품종 위주로 벼 재배가 이루어져 균일하고 품질 좋은 쌀 생산여건이 좋지 않은 실정이다.

보급종 종자 공급률 제고 및 지역 간 공급불균형 해소 기대

전남지원 영암사무소 신설로 전남지역 정부 보급종 종자(이하 보급종) 공급률 제고 및 지역 간 공급 불균형 해소가 기대되며, 향후 지역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따라서, 지역 특성에 맞는 고품질 우량품종을 보급종으로 발굴하여 전남지역 보급종 공급률을 70%까지 끌어 올리는 한편, 영암군 등 인접 지역에 보급종 생산 채종 단지와 지역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확대하여 지속적으로 보급종 생산·공급 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 

국립종자원은 영암군에서 2019년 현재 벼 보급종 채종포 6개 단지(187ha, 109농가), 맥류 2개 단지(57ha, 31농가)와 계약 재배를 실시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벼·맥류 채종포 계약면적을 확대하여 농업인 소득 향상 및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청식 날 참석한 국립종자원 최병국 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이번에 신설되는 국립종자원 전남지원 영암사무소가 함평에 있는 정선시설과 함께 전남지역 보급종 공급확대를 통해 고품질 쌀 생산을 유도하여 전남지역의 쌀 가격을 상승시키는데 크게 보탬이 될 것이다. 국립종자원, 강진군, 강진 한들 농협 간 상생협력 모델처럼 영암군 및 유관기관과 보급종 생산기반이 체계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하여 고품질 정부 보급종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라고 밝혔다.

국립종자원 영암사무소 신설의 목적에 맞게 잘 운영하기를 바라며 스스로 밝힌 비전과 목표가 무난히 달성되기를 희망한다.

콩 재배 면적 늘어

국립종자원이 들어선 후로 평리마을에서는 콩 재배 면적이 부쩍 늘었다. 봄에 유채꽃을 감상한 후에 그 자리에 대부분 콩을 재배하고 있다. 쌀값이 폭락하고 대체작물이 필요한 시점에서 벼 대신 콩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쌀을 제외하고는 식량자급률이 23%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해 보면 이러한 선택과 도전은 권장할 만한 것으로 판단된다. 콩 농사가 잘돼서 농가 소득에 큰 보탬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창오(월인당 농촌유학센터장)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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