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벚꽃 백 리 길(60)
■ 도갑리(道岬里) ①

월출산 벚꽃 백 리 길과 영산강 배롱나무 백 리 길이 만나는 군서면 월산 3거리 갈림길. 이곳 3거리 주변에 달메한옥마을이 새로 조성돼 월출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월출산 벚꽃 백 리 길과 영산강 배롱나무 백 리 길이 만나는 군서면 월산 3거리 갈림길. 이곳 3거리 주변에 달메한옥마을이 새로 조성돼 월출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영암읍 회문리에서 출발한 월출산 벚나무 가로수길은 학산면 독천까지 남쪽으로의 행진을 계속하다가 중간 지점인 군서면 월산 3거리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배롱나무 가로수길과 만난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동호리 모정리 양장리 성재리 금강리 태백리 미교리 매월리로 이어지는 영산로 배롱나무 백 리 길이 시작된다. 지금 영산로에는 붉은 배롱나무꽃이 한창이다. 영암에서 영산강의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강변도로이다.  

영산로 배롱나무 백리 길의 시작, 월산 3거리

‘영산로’란 군서 월산마을 삼거리에서 시작해 양지촌, 지남, 동호리, 모정리, 양장리, 서호강, 무송동, 황촌고개, 금강리, 태백리, 영산강, 미교리, 매월리, 석포리, 은곡리, 신덕리, 광산마을, 독천까지 이어지는 환상적인 오프로드를 말한다.

현재 월산에서부터 은곡리까지 길 양쪽으로 배롱나무가 심어져 있다. 배롱나무는 자미화(紫薇花), 또는 목백일홍이라고도 하며, 말 그대로 7월에 나무 아래쪽에서 꽃이 피기 시작하여 9월까지 100일 동안 꽃이 핀다. 100일 동안 세 번에 걸쳐 꽃이 피고 지는 특이한 나무다. 나무 아래를 간지르면 파르르 떤다고 해서 ‘간지럼나무’라고 부르기도 하고, 또한 이 꽃이 다 지면 벼가 익는다고 해서 ‘쌀밥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말은 ‘헤어진 벗에게 보내는 마음’이다. 사실 영암고을의 가로수는 대부분 벚나무 일색이어서 4월 초순에만 반짝 꽃을 볼 수 있는 단조로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 영산로 백 리에 걸친 배롱나무꽃 가로수길이 생김으로써 여름과 가을에도 꽃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사육신의 한 사람으로 유명한 성삼문(成三問, 1418~1456)은 이 배롱나무꽃을 좋아하여 「자미화(紫薇花)」(배롱나무꽃)란 시를 한 수 남겼다.

歲歲絲綸閣(세세사륜각)
抽毫對紫薇(추호대자미)
今來花下醉(금래화하취)
到處似相隨(도처사상수)

사륜각에 있을 때 해마다
글씨 쓰며 자미화 마주했었지
오늘 꽃그늘 아래 취했나니
이르는 곳마다 꽃 찾아와 피어나는 듯

달메 한옥마을

월산 3거리를 시점으로 월출산 방향으로 한옥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월암마을에서 행복마을사업으로 추진하여 조성한 한옥 1단지라고 한다. 11동의 한옥이 들어섰는데 주민들은 한옥이 밀집한 이곳을 ‘달메한옥마을’이라고 부른다. 월산 3거리 길가에 표지석도 세웠다. 한옥마을 안길로 들어서면 천연염색 체험관과 갤러리 카페가 눈에 띈다. 

다시 3거리로 나와 벚나무 가로수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옥 펜션 남향재가 보이고 그 주변에 여러 동의 한옥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남향재를 시작으로 행정구역상 월암마을이 아닌 도갑리 죽정마을에 속한다고 한다. 외부 사람들 눈으로 보면 한옥 모두가 월암마을에 속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필자가 보기에는 마을의 경계선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 

도갑리 명칭 유래

이제 월산 3거리 달메한옥마을을 지나 월출산 벚꽃 가로수길을 따라 도갑리를 향해 계속 걷는다. 그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월출산 도갑사(道岬寺)의 이름을 따서 도갑리(道岬里)라고 부른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영암군 서종면(西終面)의 선인동·평리·선장리·죽정리·동구와 서시면(西始面)의 탑동 일부를 병합하여 도갑사의 이름을 따서 군서면 도갑리를 개설하였다.

도갑리는 월출산을 끼고 있는 관계로 면적이 굉장히 넓다. 동쪽은 선인봉에서 영암읍 회문리, 미왕재에서 강진군 성전면 죽전리와 접경하고, 동남쪽은 안바탕골에서 학산면 묵동리와 접경하고 있다. 또 서쪽은 군서면 동구림리, 북쪽은 군서면 동호리 및 성양리, 북동쪽은 군서면 월곡리와 접경하고 있다.

도갑리는 대부분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남서쪽에는 주지봉(491m), 남동쪽에는 도갑사(375m), 동북쪽에는 노적봉(536m), 서북쪽에는 가새바위(243m)가 위치하고 있다. 

도갑리는 일제강점기 때 조성된 성양 저수지와 1973년에 만들어진 도갑 저수지를 거느리고 있다. 성양 저수지 곁 야산에는 왕인식품이라는 김치공장이 들어서 운영되고 있다. 

죽정(竹亭)을 도갑리 1구, 평리(坪里)를 도갑리 2구로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다. 자연 마을로는 죽정에 죽정·동구·양지·음지·선인동 마을이, 평리에는 선장리·평리·월악동 마을이 있다.
         
/김창오(월인당 농촌유학센터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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