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벚꽃 백 리 길(58)

군서면 모정마을 저수지에 만개한 연꽃 / 풍경 이 저수지는 월당 임구령 광주목사가 1540년에 동호마을과 양장리 원머리 사이에 제방을 쌓아 간척사업을 하면서 조성하였다. 이 연못가에 1만 주의 버드나무를 심고 초가 정자를 지어 모정이라 이름하였는데 이것은 요 임금이 임금이면서도 초가집에 살면서 사치하지 않은데서 생긴 모자불치(茅茨不侈) 고사에서 취한 이름이다. 나중에 개축하여 ‘쌍취정’이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형제간의 우애를 뜻하는 말이다. 월당 임구령은 중형인 석천 임억령과 각별한 우애를 가졌다고 한다. 이때가 1558년으로 담양 식영정(1560)보다 2년 앞서서 지어졌다.
군서면 모정마을 저수지에 만개한 연꽃 / 풍경 이 저수지는 월당 임구령 광주목사가 1540년에 동호마을과 양장리 원머리 사이에 제방을 쌓아 간척사업을 하면서 조성하였다. 이 연못가에 1만 주의 버드나무를 심고 초가 정자를 지어 모정이라 이름하였는데 이것은 요 임금이 임금이면서도 초가집에 살면서 사치하지 않은데서 생긴 모자불치(茅茨不侈) 고사에서 취한 이름이다. 나중에 개축하여 ‘쌍취정’이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형제간의 우애를 뜻하는 말이다. 월당 임구령은 중형인 석천 임억령과 각별한 우애를 가졌다고 한다. 이때가 1558년으로 담양 식영정(1560)보다 2년 앞서서 지어졌다.

잠시 휴식을 취하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벚꽃로 답사 여정이 어느덧 중간지점에 이르렀다. 영암읍 회문리에서 출발하여 녹암, 주암, 오산, 원마산, 신덕정, 도리촌, 장사리, 신흥, 원해창, 호동, 월산, 월암, 낙안촌, 신마산에 이르기까지 15개 마을과 월출산 구정봉 일대를 구석구석 돌아보았다. 삼복더위에 조금만 움직여도 등에 땀이 흐르는 무더운 날씨다 보니 이번에는 마을에 있는 모정 홍련지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모정 저수지는 1540년에 조성된 연못으로 주변 풍광이 뛰어나다. 지금 연꽃이 한창인데 꼭 한 번 방문해서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해보기를 권한다.

지하·지상·하늘 3세계의 연(蓮)

넓은 테두리를 한 연잎은 우주를 닮았다. 중심부에 핵이 있다. 
가만히 중심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몸이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중심은 자신을 지탱하기 위하여 스무 개 남짓한 가지를 뻗어놓았다. 이 가지들은 다시 실핏줄 같은 잔가지를 쳐놓았다.

비가 내리면 온 잎을 활짝 펼쳐 비를 담는다. 
그러나 연잎은 스스로 분수를 알고 있다.
견딜 수 있는 만큼의 빗물만 받고 나머지는 모두 연못에 버린다.
그러니 아무리 많은 비가 내려도 연잎은 빗물의 무게로 인하여 무너져내리지 않는다. 참으로 안분지족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모습이 군자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연은 뿌리에서 한 줄기 몸통만을 위로 밀어 올린다.
연은 가지를 치지 않는다. 그러니 지조가 있다.

뿌리는 물속 진흙에 있고, 잎은 물 위에 있으며, 꽃은 하늘을 향해 솟아있다. 그래서 연은 예부터 지하, 지상, 하늘의 3세계를 상징하는 식물로 칭송받아왔다.

아무리 진흙탕물 속에서 살지만 기품을 잃지 않고 끝내 고고한 꽃봉오리를 피워낸다. 이 또한 세속에 살면서도 속세의 탐욕에 물들지 않고 자신만의 향기를 간직하고 있는 군자의 모습을 닮았다.

연은 어떤 환경 속에서도 연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
덥고 습한 여름을 이겨내고 기어이 향기로운 꽃봉오리를 터뜨리고야 만다.
이 또한 군자의 모습이다.
연은 어둠을 탐하지 않는다.
해가 떠오를 때 꽃잎을 열어 아침을 맞이하고,
해가 지면 꽃잎을 닫아 어둠을 멀리한다.
스스로 명암을 조절하여 맑고 밝은 천지의 기운을 받아들이고 또한 귀하게 간직할 줄 안다.

연꽃 향기는 멀리서 맡을수록 맑고 그윽하다.
가까이서 맡으면 독성이 있다.
이처럼 사람을 사귀되 적당한 간격을 둘 줄 안다.

 연꽃을 탐하는 자는 반드시 흙탕물에 젖게 된다.

그러니 인간들아, 나를 그냥 내버려다오.
적당히 떨어져서 나의 향기를 맡다가 그냥 돌아가 다오.
순한 눈빛으로 나의 자태를 바라보다가 그냥 돌아가 다오.
내가 살 곳은 바로 흙탕물로 뒤범벅된 연못이지
당신들의 잘 꾸며진 거실에 놓여진 화병이 아니라오.
그곳은 비바람도 없고 낮게 흐르는 물도 없으니
내가 살 수 없는 곳이라오.

 
/김창오(월인당 농촌유학센터장)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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