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배근(본사 대표이사 · 발행인)
최근 전남개발공사가 존폐기로에 놓이면서 삼호읍 영산강 3-1지구 간척지 370만평에 대한 개발 문제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도가 자본금 2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하려는 전남개발공사는 당초 삼호읍 영산강 3-1지구 간척지 370만평을 농림부로부터 넘겨받아 골프장, 복합관광․레포츠 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임 박준영 전남지사가 전남개발공사의 존폐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삼호 간척지 활용문제도 큰 영향을 받게 됐다.

공사의 역할과 기능이 대부분 민간영역과 중복되고 시대 흐름과도 맞지 않는 등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재검토 지시의 배경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실 ‘재검토’라고 하지만 폐지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듯 하다.

전남도의회의 조례제정을 거치는 동안 퇴직관료 자리 만들기, 급조 의혹 등 논란이 일었던 전남개발공사가 결국 신임 박 지사에 의해 제동이 걸린 것이다.

그렇다고 영암군민들의 관심사인 삼호 간척지 활용문제가 중단될 것이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신임 박 지사가 이 지역 출신으로 그 활용도를 처음 제시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넓은 인공호수가 두 개씩이나 있어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고 주창해왔던 터다. 박 지사는 지난해 4월 삼호읍 승격에 따른 서남권 발전전략 대토론회에서 “공단위주의 개발은 한계가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천혜의 지리적 조건을 갖춘 영산강 간척지 주변 호수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영암호와 영산호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경정장, 수상레져 스포츠, 관광수상도시(수상 펜션)를 각각 건설하고 인근의 광활한 간척지는 대규모 골프단지를 조성해 스포츠와 관광을 접목함으로써 세계와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말해 영암의 서남권 발전전략의 하나로 영암호 등 거대한 호수를 활용한 해양레져 타운화가 시급하다는 게 박 지사의 구상이었다. 이같은 시설은 외국자본을 충분히 유치할 수 있으며, 골프단지의 경우 토지를 내놓은 주민들에게 주주로 참여하는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지역주민들도 지역개발에 함께 동참하는 방법론까지 제시한 바 있다.

따라서 박 지사의 이같은 일목요연한 구상으로 비쳐볼 때 삼호 간척지의 활용문제는 전남개발공사의 출범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개발가능성은 무한하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다만 당초의 간척지 조성목적이 ‘농지’라는 측면에서 볼 때 농림부의 시책방향이 어떻게 나올지 오히려 궁금할 정도다.

이와는 별도로 최근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기업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 중인 '기업도시' 후보지로 역시 삼호 간척지가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전경련의 기업도시 건설안에 대해 수도권과 충청권을 배제한다는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서 광양, 무안과 함께 삼호가 유력 후보지 물망에 올라 또 다른 기회를 맞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나선 기업도시는 500만평 규모의 첨단산업형으로 3년간 총 28조원의 투자 요인이 발생되고 매년 국내총생산과 총 취업자수를 연 1-2%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이른바 한국형 뉴딜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때문에 부정적인 측면이 많은 지방공기업(전남개발공사)을 억지로 존속시켜 퇴직공무원의 일자리나 늘리는 무책임한 행정은 지양돼야 하며, 이런 점에서 박 지사의 재검토 지시는 시의적절한 판단이라 여겨진다.

여하튼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삼호 간척지는 영암의 ‘아껴놓은 땅’으로써 최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을 찾을 때라야 빛을 더욱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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