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배근(본사 대표이사·발행인)
얼마 전 출향인사로 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부산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다 지금은 광주에 살고 있다는 이 출향인사는 “고향에 이런 신문이 있었다니 너무 반갑다”면서 자랑스러워 했다. 초로(初老)가 됐음직한 이 어르신은 영암에 지역신문이 있다는 걸 모르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구독을 한 케이스였다. 그런데 신문을 처음 받아보니 너무나 훌륭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기쁜 나머지 전화까지 하게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것도 한참을.

그동안 출향인사들로 부터 전화 또는 서면을 통해 격려를 받곤 했지만 이번에는 왠지 부끄럽다는 생각이 앞섰다. 구색을 갖추긴 했지만 항상 부족함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영암’이라는 틀 속에서 신문을 내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다. 모든 초점이 영암이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

우선 소식 자체가 한계가 있다. 독자가 영암사람들이기 때문에 영암소식만이 통한다. 따라서 매주 새로운 소식을 발굴하기란 그리 간단치만 않은 것이다. 게다가 도시와는 달리 폐쇄성이 강하다.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기관․단체에서도 매우 소극적이다. 굳이 홍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연․지연․혈연으로 똘똘 뭉친 시골의 정서 때문에 비판에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단체가 주로 비판의 대상이지만 그에 소속된 사람들이 서로 잘 아는 처지라 지적기사를 쓰는데 인간적인 고민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지적받은 대상들이 비판에 너그럽지 못하다는 점도 있다. 당연히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아야 하지만 마치 다른 특정의도가 있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태도는 지역의 한계점이다.

이러한 지역적 한계는 경제적인 문제로 직결된다. 신문사는 구독료와 광고수입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독자가 영암사람으로 한정되어있는 데다 구독료를 내고 보는 데도 지극히 인색하다. 술자리에서 내는 술값은 서로 내려고 다툼을 벌이곤 하지만 술값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구독료는 아깝다는 생각에서인지 좀처럼 지갑문이 열리는지 않는다. 신문의 필요성을 공감한다면 한달 4천원 정도는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보여지는데도 말이다.(물론 필자의 생각이겠지만…)

또 광고는 어떤가. 좁은 광고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광고를 할만한 업체도 외면하는 실정이다. 물론 장기불황에 따른 그만한 여력이 없어서이겠지만 근본적으로 자세가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워낙 영세한데다 경쟁할 대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오히려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도시지역과는 사뭇 다르다.

이같은 여건에서 지역신문사를 꾸려 나간다는 게 좀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다. 1인3역 이상을 해 내야만 하는 열악한 상황인 것이다. 이른바 ‘동네신문’을 자처하며 동네 구석구석의 소식을 전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바로 이같은 여건이 한몫하고 있다. 의욕은 앞서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나아가 부끄럽게 생각되는 것도 이같은 열악한 여건 때문임을 고백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지역의 한계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때로는 지치고 힘든 상황을 극복해 낼 수 있었던 원천은 수많은 향우들과 지역민들의 격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영암신문이 이달 7일을 기해 창간 3돌을 순탄하게 맞이하게 된 것도 그동안 묵묵히 지켜보며 구독료를 꼬박꼬박 내주신 수많은 애독자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멀리서 고향소식을 손꼽아 기다리며 고향신문의 발전을 기원하는 향우들과 지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욱 분발하고자 다짐해 본다.

어린 싹을 틔어 3돌을 무사히 보내게 해준 독자 여러분과 모든 영암인들에게 거듭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영암발전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많은 관심과 채찍을 당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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