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배근(본사 대표이사·발행인)
지난 95년 7월 1일 민선출범과 함께 지방자치제의 막이 올랐고, 이제 10년째를 맞고 있다 . 그동안 자치시대를 맞아 각 자치단체에서는 주민을 위한 행정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고자 각종 기발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경쟁이라도 하듯 쏟아냈다. 그 결과 다방면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역내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는 지방자치제 본래의 취지에는 아직도 미흡하지만 많은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거 통제위주의 권위주의적인 행정을 생각한다면 실로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자치시대, 민선단체장의 갖은 노력과는 달리 공무원들의 무소신과 복지부동의 자세는 여전히 지방자치의 참맛을 느끼고 싶어하는 지역민들에게 때론 실망을 안겨주고 있음도 부인할 순 없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지방자치제도가 성공하고 이로 인해 지역사회발전과 주민의 복지를 증진하는데 그 주역은 지방행정의 주체인 공무원이다. 물론 지방행정의 객체요, 지방자치단체의 주인인 주민의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며, 그들이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참여하느냐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하는 주요한 변수가 된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변수는 결국 그 운영주체인 공무원이다. 그들이 어떠한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지역사회의 발전과 주민들이 누리게 될 복지증진의 향방이 갈라지게 된다. 다시말해 지방자치시대, 공무원의 역할은 과거처럼 단순하게 주어진 업무나 지시받은 업무만 수행해선 안된다. 주민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그리고 주민의 불편사항이 무엇인지를 사전에 청취하여 그에 대한 해결책을 기획하고 제시하는 발빠른 대처능력이 요구된다. 행정의 주체인 공무원은 행정의 객체인 주민의 복지와 풍요로운 삶을 책임져야 하고 또 그것을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그저 신분이 보장되고 세상사람 다 굶어죽어도 봉급이 주어지는 이른바 ‘철밥통’ 신세로 안주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이 점차 많아지고 그 역할이 커지면서 공무원의 영역도 변하게 되었다. 결국 지방자치제의 성패는 지방행정을 운영하는 공무원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최근 영암군 공무원들의 일련의 노력들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우선 부군수를 위원장으로 17명의 간부공무원이 ‘영암군행정혁신추진협의회’를 구성, 스스로혁신의 주체가 되어 유눙한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의 특색에 맞는 전략산업을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자세가 눈길을 끈다. 특히 그동안 전례 답습적이고 폐쇄적인 행정을 탈피하지 못했던 점을 솔직히 시인하고 새로운 행정환경변화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다짐은 지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선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올 연초부터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의식개혁교육도 글로벌시대, 행정환경변화에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지역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바라건대 영암군 공무원들의 이같은 일련의 노력들이 우루과이 라운드에 이은 WTO 뉴라운드 협정과 정부의 감산 및 추하곡가 동결정책 등 최근의 급격한 상황변화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지역민들에게 다소 위안이 되고, 아울러 그들의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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