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용 기(·광주광역시 명예기자)

 

소나무는 우리나라 거의 모든 지역에 자라며 사시사철 푸르른 잎을 지니고 강인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대나무와 함께 송죽지절(松竹之節:변하지 않는 절개)을 지니며, 송교지수(松喬之壽:인품이 뛰어나고 오래 사는 사람)를 가리키기도 한다.


또한 영생을 상징하는 생명의 나무이며, 예로부터 지금까지 우리민족의 삶과 문화에 녹아내린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수종이면서 항상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의 생활 속에 친숙해진 나무이다.


또한 때로는 절개 곧은 선비를 상징하기도 하고 우리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한편 우리가 산을 찾는 것도 그 산에 소나무의 푸른 젊음이 있고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우리와 커다란 조화를 이루면서 끝없는 생명의 빛을 발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나무는 인간과 하늘의 통로이다.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태어나고 소나무 땔감으로 난방을 하며 속껍질은 식품적 가치가 높았고 솔방울은 어린시절 요긴한 놀이기구였으며, 높게 드리운 그늘은 우리들 희로애락의 보호처요, 죽어서도 소나무 관에 덮여 결국 소나무 그늘에 눕는다.


산수가 수려한 우리 금수강산을 소나무가 수를 놓아 아름다운 정경을 이루니, 그 기품이 장엄하고 푸른 기상은 곧은 절개와 의지를 상징하니, 가희 십장생의 으뜸이리라.


이런 소나무의 우수성을 인정하였는지 이곳저곳 사거리 자투리 땅 조경수로 한창 유행인데 낯설고 토양이 부적합한 자리에 옮겨와 잘리고, 묶이고, 뒤틀리고, 고사되는 모습을 보면 비뚤어진 애호 육성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조경을 하려면 큰 나무에 눈높이를 맞추지 말고 적당한 크기의 나무를 심어 우리들 마음까지 푸르게 하였으면 한다.


소나무는 한국적 정서가 담겨있는 나무다.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개설되는 도로 곳곳에 가로수로 적당한 소나무를 심어 모든 사람들이 송죽지절, 송교지수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도록 함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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