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기 홍(·영암읍 명예기자)


“재물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 것이다”는 속담이 있다. 이 이야기는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주위에는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 특히 수질, 대기, 토양 등의 오염은 동식물의 생명뿐 아니라 사람의 건강에 큰 피해를 준다.

지구에 환경오염문제가 등장하게 된 것은 1760년대 영국에서 나타난 산업혁명부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대부터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산업화에 치중하게 되었다. 그 결과 산업화의 부산물인 수많은 오염물질의 배출로 인해 좁은 국토의 자연환경은 지속적으로 파괴되어 가고 있다.

어린 시절에 주위의 어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조선시대에 김선달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방랑생활 중에 대동강 물을 돈(곡식)을 받고 팔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희대의 사기꾼이다. 엉뚱한 사람이다”하면서 수군거렸다.

그러나 오늘날은 물을 돈을 받고 파는 것이 그렇게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가게에 가보면 어김없이 생수가 팔리고 있다. 그리고 정수기도 사용되고 있다.

1980년대 서울에서 실내공기를 깨끗하게 한다는 공기정화기가 판매되는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공기정화기를 만든 사람은 강물을 판 김선달 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요즈음 도시에서는 사무실, 가정집 등을 막론하고 도처에서 공기정화기가 사용되고 있다.

영암은 산업화에 뒤떨어진 덕분(?)에 아직은 대기오염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저기에서 온갖 쓰레기를 모아놓고 태워서 푸른 하늘을 잿빛으로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날씨가 맑은 날이면 이런 일이 더욱 빈번하다. 이제는 영암에서도 공기정화기를 놓고 살아야하는 것일까?

쓰레기를 태우는 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종류의 유독물질과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은 우리가 숨을 쉴 때 인체에 들어오게 되고, 나머지 물질도 나중에 물속과 흙 속으로 스며들어 곡식과 채소, 과일 등을 통해서 우리의 몸 안으로 흡수된다.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귀찮다고 태우는 것은 간접살인을 하는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만약 이 때문에 암과 같은 중병에 걸리면 치료받는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더구나 살 수 있는 확률도 매우 낮다. 경제적으로 곤란한 사람은 의료혜택도 못 받고 고통 속에서 삶을 마친다.

아무 곳에서나 하는 쓰레기소각(燒却)은 대기를 오염시키고, 결국 본인은 물론 이웃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

“자연은 사람 보호, 사람은 자연 보호”라는 표어가 있다. 자연보호를 위한 우리의 작은 실천이 결국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한 길이다. 앞으로도 영암의 푸른 하늘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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