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배근(본사 대표이사·발행인)
글로벌 조선전문기업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현대삼호중공업이 최근 잇따른 사고로 체면을 구겼다.

불과 보름사이에 2건의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3명의 젊은 목숨을 앗아가는 비극이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현대삼호중공업에서 발생한 것이다.

한 집안의 기둥을 하루아침에 잃고 방황하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늦게나마 지면을 통해 명복을 빌 뿐이다.

기업의 목표는 이윤추구에 있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 또한 크다. 다시말해 기업이 기업활동을 수행함에 있어 기업 본연의 목적인 이윤추구와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을 좀 더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단순히 이익을 내기 위한 경제 단위가 아니라는 얘기다.

만약 기업이 사회 전체의 이득과 상충되는 경우 기업은 그 존재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 따라서 사회 전체 이득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사회 이득과 상충되는 대표적인 예로는 산업공해나 산업재해, 자연환경 파괴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산업재해는 회사 구성원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로, 회사의 성장의 뒤에는 경영혁신 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지만 안전보건에 대한 철저한 의식과 배려, 그리고 이에 대한 각종 지원이 큰 몫을 차지한다.

현재 현대삼호중공업은 서남권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기업이다. IMF때 한라중공업이 부도가 나면서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을 하다 2002년 직접 인수해 현대중공업 그룹사(社)에 편입되면서 지속적인 개혁과 발전을 거듭해 온 결과 최근 5년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는 매출목표가 2조6천억 원에 달하는 등 손꼽히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5천억원대 매출로 출범한 회사가 그의 5배를 목표로 할 만큼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 과거에는 벌크선, 유조선 등을 주로 생산했지만 현재는 LNG선,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하역설비), 대형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생산하는 등 기술면에서도 혁혁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그러한 현대삼호가 불과 보름사이에 10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근로자들로부터 사업주 처벌을 요구받고 노동청으로부터 특별점검을 받게 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한다.

물론 현대삼호중공업은 그동안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늘 고민해 온 것으로 안다. 안전보건부라는 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것도 그 좋은 예다. 또 이번에 사고를 낸 업체도 협력업체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삼호중공업의 입장에선 다소 그 책임에서 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조선업종은 작업환경이 좋지 않고 유해물질이 많아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규모가 영세한 협력업체가 80여개사에 달하고, 거기에 딸린 근로자만도 7천여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모기업의 안전보건 지원활동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올해 수주량 세계 5위를 차지하고 내년에는 2~3위까지 넘보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현대삼호중공업이 그에 걸맞는 기업윤리를 쌓아 사회적 책임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아직도 노조가 없는 삼성그룹을 염두에 두고 한 충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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