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배근(본사 대표이사·발행인)
영암군은 지난주 320여명에 이르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라는 점에서 역대 가장 큰 규모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대규모 인사에 비해 공무원인 당사자나 군민들의 관심은 예전보다 덜한 것 같다. 이는 명칭만 변경되고 부서간 업무조정으로 인해 실제 인사 폭은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한 사무관급을 중심으로 한 승진요인이 별로 없었던 것도 관심을 덜 끈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군민의 입장에서 볼 때, 누가 승진하고, 누가 어디로 옮겼는냐가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이는 민선시대 네 번째로 지휘봉을 쥔 군수의 군정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군수의 소신과 경영철학에 따라 꾸려져 나갈 군정은 많은 군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군민의 관심사는 기존의 조직구조에 얼마만큼 생동감을 불어넣어 생산적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기하느냐가 관건이다. 민선 4기 출범이후 조직진단을 통해 이뤄진 영암군의 조직개편 작업도 바로 이러한 점을 감안, 단행한 것으로 안다.

역시 전국의 각 지자체장들이 경쟁적으로 벌이는 인사혁신 바람도 군민들의 욕구충족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과거의 경직된 조직 구조로는 자신의 운명도 단명에 그칠지 모른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이웃의 강진군이 또다시 시선을 끈다. 최근 ‘기업형 팀제’를 도입한 강진군은 기존의 행정조직 틀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기업형 팀제의 핵심은 결재단계를 줄이고 직급간 경쟁을 유도해 조직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종전의 연공서열식 인사 관행을 탈피하고 실적 및 능력위주의 인사운영을 통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우대받는 풍토를 조성한다는 것이 팀제의 요체(要諦)라 할 수 있다.

강진군이 이처럼 팀제를 전격 도입한 것은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침체로부터 벗어나 지역경제의 회생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시대적인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민선 4기 취임직후, 관광객에게 깨끗한 이미지를 심어주자는 취지에서 강진읍내 주요거리에 무분별하게 내걸린 현수막을 일제히 철거하고 인사청탁 공무원을 철저히 배격(공개)한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조직혁신 작업에 과감히 나선 황주홍 강진군수의 소신이 주목을 받는 것은 강진군이 날로 새로워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군청 소재지를 비교하더라도 결코 영암읍에 비해 강진읍이 특별하게 나을 것도 없지만 거리에 활기가 넘치는 모습은 예사로 볼 일이 아니다. 식당을 비롯한 상가도 영암읍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자칫 월출산까지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일부 군민들의 위기의식도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닌 것 같다. 강진군이 성전방면 월출산 자락에 대규모 민자를 유치, 위락단지 개발에 먼저 선수를 치고 나선 때문이다.

민선4기 출범이후 영암군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공격적이면서도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각종 행정행위를 비롯 군수가 자투리 시간을 활용, 수시로 실과소와 읍·면을 찾아가서 결재하고 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군정발전을 모색하는 갖는 것도 신선한 아이디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무쪼록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단행된 인사를 계기로 군민들이 피부에 와 닿는 영암군의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