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읍 중·고 통폐합 논의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여 만에 또 다시 재개됐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역소멸 위기 속에서 학생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서로 공감하면서도 공·사립 학교통합 방식을 놓고 서로 의견을 달리함으로써 또 한해를 넘기고 말았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영암교육 경쟁력 강화’가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될 절박한 문제이지만 지역사회는 이 같은 여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사실, 인구감소는 학생 수 감소와 학급 수 감축으로 이어지고, 학급 감축은 교사 정원의 감축으로 연결된다. 또 교사 정원의 감축은 선택교과의 감소 또는 전공 불일치 교과과정 발생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학생들의 교과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특히 한 학년이 60명 선이면 1등급 1명, 2등급 1명 등으로 학생들을 심각한 경쟁에 내몰게 된다. 따라서 최소 한 학년 6학급 이상, 전체 18학급 규모 이상의 학교가 만들어져야 다양한 교과목이 개설되게 되고, 우수 교원의 확보는 물론 학생들의 교과 선택권도 확대될 수 있다. 또 1등급이 최소 6∼7명 정도 되는 적정 규모의 학교가 만들어져야 학생들이 진학에 유리한 내신을 확보할 수 있다. 결국, 낮은 등급 한 과목 때문에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결과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 통폐합이 절실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요구로 2012년부터 추진된 지역 거점고등학교 추진에 도내 많은 학교들이 적극 호응하고 나섰다. 그동안 학교 통폐합을 통해 거점고로 거듭난 무안고, 함평 학다리고, 해남고, 강진고, 나주고, 보성고, 완도고 등 도내 12개 학교는 그 지역의 중심학교로서 농촌의 정주여건 조성과 교육경쟁력 강화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들 학교 중에는 사립인 함평의 학다리중·고교와 나산중·고교, 강진의 성요셉여고가 각각 공립으로 전환되는 등 통합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이 추진됐다는 점에서 영암지역과 비교되고 있다.

학교 통폐합은 해를 거듭할수록 절박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할 것이다. 부모에게는 자녀들의 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신학기를 앞두고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고향을 떠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인데 지금의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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