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통합 압도적 여론 불구 또다시 무산 위기
영암여중·고 측 여론조사 이의제기 소극 대처
영암읍 중·고 교육력강화분과위원회 ‘딜레마’

영암읍 중·고교 통합에 대한 여론 조사결과, 절대 다수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 통합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됐으나 사립인 영암여중·고 측이 ‘고등학교의 사립화’ 등 종전의 입장을 고수하며 소극적으로 대처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영암읍 중·고 교육력강화분과위원회는 지난해 9월 25일 영암교육지원청 별관에서 학부모, 학생, 교직원, 지역민이 참석한 가운데 영암읍 교육력강화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갖고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영암읍 중·고 통합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영암읍 중·고 교육력강화분과위원회는 이에 앞서 지난 2020년 6월 학생수 감소와 인재 유출로 인해 각 학교가 소규모화 돼 내신관리가 어렵고, 2025년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에 대응한 교사 부족, 학생부 종합전형에 불리한 점을 들고 학교통합에 따른 교육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7일부터 29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하여 영암읍 소재 초·중·고 교육주체(학생, 학부모, 교직원)와 영암읍 소재 고등학교 진학지역(군서, 덕진, 시종, 신북, 도포, 금정) 학부모,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실시, 영암읍 소재 중·고등학교 통합에 대해 찬성 69.2%, 반대 28.2%로 대다수가 학교통합에 찬성했다.

특히, 중·고교 통합 유형에 대해서는 고등학교는 공립으로의 통합이 67.6%, 사립으로의 통합이 29.1%로, 그리고 중학교는 공립으로의 통합이 76.2%, 사립으로의 통합이 20.9%로 각각 나타났다. 

또한 통합 이후 교육과정 및 시설개선을 묻는 항목에서 특색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지역 명문고로 육성하자는 의견이 57.2%로 가장 많았고, 다양한 교과목 개설 및 우수교사 확보 51.2%, 교과 교실, 기숙사 등 시설 현대화가 42.3% 순으로 조사됐다.

영암읍 중·고 교육력강화분과위원회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통합작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었으나 영암여중·고 측이 여론조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고등학교의 사립화’를 고수하는 여론조사와는 반대로 종전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영암여자중·고는 급격한 인구감소로 학생과 교원이 줄어 적정 규모의 학교통합에 찬성하지만 고등학교는 사립으로, 중학교는 공립으로 통합하는 안을 고수해 과거 통합추진이 두 차례나 무산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12월 22일 우승희 군수, 김광수 영암교육장, 김영경 영암여중고 재단 이사장은 영암군청 군수실에서 면담을 갖고 학교통합에 대한 논의를 가졌으나 여기서도 뚜렷한 결말을 맺지 못하고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소멸 위기 상황 속에서 영암지역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각계의 노력이 또다시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영암읍 중·고 교육력강화분과위원회 한 관계자는 “지역소멸 위기 상황에서 학교통합과 명문학교 육성은 더 이상 미룰수 없는 과제이다”면서 “그동안 번번히 무산됐던 전례를 거울삼아 이제는 지역발전을 위하는 일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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