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추가 검출되면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지난 3일 고흥을 시작으로 무안·영암으로 확산되고 있어 방역 당국과 오리 농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영암의 경우 지난 13일 시종면 육용오리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H5 검출농장에 대해 선제적으로 살처분하고 발생농장 반경 10km 이내를 방역지역으로 설정했다. 그동안 영암·나주·무안 등 46개 농장에서 닭 225만8천 마리, 오리 34만8천 마리가 방역 대상으로, 이동 제한과 소독, 예찰을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오리농장에서 잇따라 AI 항원이 검출되면서 수년 전 우리 지역에서 집중 발생했던 악몽이 떠올리게 하고 있다. 2018년 전남에서는 고병원성 AI가 11건 발생한 가운데 절반을 넘은 6건이 나주와 영암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로 인해 나주와 영암지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음은 물론이다. 

나주와 영암은 전국 사육량의 40%가량을 사육하고 있는 최대 오리 주산지다. 이 때문에 전남지역 고병원성 AI 발생은 나주와 영암이 단골처럼 찾아왔다. 전남도는 해마다 나주시, 영암군, 무안군, 함평군을 고위험 지역으로 선정해 방역대 내 산란계 및 오리농장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소독 차량을 집중 배치해 통제와 소독을 강화해왔다.

또 오리 밀집도 해소를 통한 방역 거리 확보를 위해 고위험 지역에 대해 사육 제한을 추가 확대하고, 계열사와 협의해 5일 이상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금농장의 방역수칙 실천력 확보를 위해 농장의 소독상황을 3단계로 확인하고, 발생 농가 중 기본 방역수칙 미이행이 확인되면 살처분 감액 등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남도의 강력한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AI 파고를 넘지 못하고 당국의 방역 벽이 번번이 뚫리고 말았다. 해마다 막대한 행·재정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AI 발생은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농가들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그나마 피해를 줄이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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