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호가 남해안권 관광벨트 거점으로 육성된다는 소식이다. 전라남도는 최근 해남군, 영암군, 한국농어촌공사, 목포대, 목포해양대 등과 함께 서남해안 복합해양관광 거점도시 육성을 위한 ‘영암호 관광·레저 기반구축 및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각 협약 기관은 영암호와 주변 서남해안 일대에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관광자원화 개발계획을 세워 영암호를 남해안권 관광벨트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산·관·학이 상호 협력을 통해 서남해안 복합해양관광 거점도시를 건설, 솔라시도 기업도시를 조기에 활성화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영암-해남 기업도시는 대부분 민간투자 사업으로 이뤄지다 보니 20년 넘게 기약 없이 세월만 흐르고 있다. 실제, 2005년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에 선정됐으나 민자유치에 번번이 실패하자 2012년 2월 사업명을 ‘솔라시도’(SolaSeaDo)로 바꿔 사업비도 8조 원으로 줄었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2013년 12월 영암·해남 기업도시 ‘솔라시도’ 기공식을 해남군 산이면 구성지구에서 2003년 계획 수립 10여 년 만에 첫 삽을 떴다. 하지만, 기공식 이후에도 뚜렷한 사업진척은 없었다. 다만, 해남 쪽은 최근 구성지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프로젝트가 속속 발표되거나 추진되고 있다. 구성지구에는 환경부에서 총사업비 450억 원을 투입하는 탄소중립(녹색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 2028년 준공을 목표로 3만4천㎡에 조성될 클러스터 내에는 R&D(연구개발) 시설과 실증 테스트베드, 시험·인증센터, 기업지원시설 등이 들어선다. 그런가 하면, 2020년 태양광 발전소를 중심으로 한 국내 최대 규모의 재생에너지산업단지, 2021년 18홀 규모의 골프장(솔라시도CC) 개장, 올해 개장 예정인 복합문화공간 ‘산이 정원’ 등은 그나마 잠자던 해남 기업도시 조성에 새로운 전기가 되고 있다. 

반면에 영암 기업도시의 핵심인 삼호지구는 지난 2019년 골프장(사우스링스) 45홀이 개장되고, 현재 18홀이 추가로 공사 중이며, 인근 삼포지구도 자동차 관련 업종 몇 군데가 입주해 있을 뿐 별다른 진척이 없다. 20년 가까이 허송세월만 하던 영암·해남 기업도시 조성사업이 이제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개발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인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영록 전남지사가 최근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광주~영암·목포 아우토반, 대불산단 대교 연결, 무안~남악~오룡을 잇는 트램 도입 등 전남 서남권 SOC 신프로젝트를 발표한 데 이어 영암호 관광거점 개발을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대다수의 사업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국책사업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치는 여전히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은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간절함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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