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선 식   

 미암면 출생
​​​​​ 안양시 관악산현대홈타운아파트

길을 걸었다

단풍 숲으로 난 길을 따라 친구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가을 햇빛 속에서

 

오늘 하루는

세상을 잊고

단풍 속에 살다가

어린 시절 한때

그 추억 속에 함께 걸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저 꽉찬 도시도 멀리

조금 더 멀리서 바라보다가

정든 친구가 산다는 하남 그 집도 찾아보았다

 

오늘은

세상 같은 건

치사하기도 해서

시끄럽기도 해서

담지 않기로 하고

인조의 생고집도

산성 성곽에 부는 바람결에 던져버리고

 

오늘 하루

육탈한 수세미

정갈한 모시 저고리로

갈아입고 나도

빨갛고 노랗게 살고 싶다

저렇게 말없이 수다도 떨면서

 

은행 나뭇잎 노랗게

함께 서로 서걱서걱 깔깔거리며

시원한 가을바람 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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