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물벼 수매에 이어 지난 10일부터 2023년산 공공비축미곡 건조벼 매입이 시작됐다. 오는 12월 초까지 진행될 올해 영암군의 공공비축미곡 수매물량은 산물벼 2천788 톤 외에 건조벼 9천491 톤 등 총 1만2천279 톤에 이른다. 

가을의 풍요로움이 농민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할 때이지만 정권 퇴진을 외치며 절규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스산한 가을바람과 함께 공허하게 메아리치고 있다. 올해 나락 값이 폭등한 농업생산비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결국, 영암군 농업인단체들이 지난 봄에 이어 또다시 투쟁의 대열에 나섰다. 영암군농민회, 한농연 영암군연합회, 영암군 쌀생산자협회, 한국여성농업인 영암군연합회, 영암군 4-H연합회 등 영암군 농업단체와 농민 100여 명은 지난 8일 군청 앞에서 농업예산축소 및 일방적 보조금 삭감을 추진하는 영암군과 나락 값을 하락시키는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영암농민 1차 결의대회를 가진 것이다.

농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본격적인 수확 직전 5만 톤의 비축 벼를 풀면서 가격 상승세를 꺾더니, 쌀값이 20만 원에 이르자마자 물가안정을 운운하며 할인지원 의사를 밝혀, 결국 수확 시기에 나락 값을 떨어뜨려 농민들은 또다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폭등하는 농업생산비에 대한 대책은커녕 비룟값 지원예산 1천억 원을 전액 삭감하는 등 농민들의 삶을 더욱 파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는 농업 포기를 넘어 농업파괴, 농민 말살 정권이라며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더구나 생산비도 건지기 힘든 현실에서 그나마 여러 보조사업들로 농민들은 근근히 농업을 유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영암군은 일방적으로 보조금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들은 영암군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한 보조금 성과평가 결과로 인해 농업예산이 줄어들고, 여러 가지 농업보조금도 줄어들 것이라는 어두운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며 애타는 심정을 호소했다.

세계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위기 속에서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농업의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고, 농민에 대한 지원 확대와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서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글로벌 식량위기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중요한 화두로 등장했다. 지금 농업·농촌의 홀대가 농민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지만 정부는 결코 간과해선 안될 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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