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파리, 진드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주로 전파되는 럼피스킨병이 최근 무안에서도 발생함에 따라 영암지역 한우농가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구제역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같은 감염병처럼 치명적이진 않고 백신 확보 물량도 충분하다지만, 유입경로 파악이 어렵고 잠복기가 최대 4주간 지속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감은 높은 상태다. 럼피스킨병은 폐사율이 10%대로 그리 높지 않고 백신 물량도 충분하지만 전국적인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아 농가는 물론 축산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럼피스킨병의 초동 확산 차단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국내 최초 발생이란 점과 함께 폐사율이 낮고 잠복기가 길다는 점을 꼽는다. 짧게는 1주, 길게는 4주간의 바이러스 잠복기가 있고, 발현해도 폐사율이 높지 않아 농가에서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라남도는 이에 따라 충남 한우농장 럼피스킨병 발생 즉시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도와 시군에 방역대책본부를 운영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특히 농장 간 수평전파 차단을 위해 지난 22일 오후 2시까지 48시간 동안 소 사육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하고, 지난 20일부터 도내 가축시장 15개소를 잠정 폐쇄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농가에서 백신 주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며 다음 달 10일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남은 경북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62만여 두)로 소 사육두수가 많은 곳이다. 영암지역은 최근 수년 사이 한우농가의 급증으로 축산 군으로 거듭났다. 전라남도 방역당국은 긴급방역비 9억 원을 투입해 소 사육농장에 해충구제 약품 및 소독약품 등을 지원해 소 럼피스킨병 발생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하지만 축산농가들의 협조 없이는 소기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가뜩이나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쌀농사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내 축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한우 사육기반이 결코 흔들리지 않도록 농가들 스스로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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