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은 지난 2017년 조선경기 불황으로 해체 위기에 있던 국내 유일의 프로팀 '현대코끼리씨름단'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씨름단 운영비는 첫해 17억2천600만을 시작으로 해마다 20억 안짝으로 지출해오다 지난해부터는 21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니까 지난 6년 동안 100억 원이 넘는 군비를 씨름단 운영비로 쓴 셈이다. 운영비는 출범 첫해 국비 4억원과 도비 3억원이 지원됐을 뿐 2018년 이후 대부분 군비로 충당해오고 있다. 출범 당시 재정부담 완화를 위해 군비 부담금을 10억원으로 제한하고 나머지 예산은 국·도비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그동안 민속씨름단의 활약은 돋보였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장사 13회, 전국체전 금메달 2개, 단체전 4회 등 무려 19개의 우승으로 국내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민속씨름단의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지역특산품인 매력한우와 달마지쌀 등 우수 농·축·특산물을 전 국민의 뇌리에 각인시키면서 홍보 도우미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선수들의 각종 예능방송 출연으로 군정 홍보와 함께 영암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얻고 있다.

그러나 열악한 재정 형편에 혈세를 지나치게 낭비한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급기야, 민선 8기에 들어 민속씨름단의 존폐 여부가 핵심과제로 부상했고, 지난해 공론화위원회를 구성, 지난 3월 계속 존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그런데 최근 지역 연고 대학출신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1998년부터 씨름부를 운영하는 세한대는 전국체육대회를 비롯한 전국장사씨름대회,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15~20명의 선수들이 활동했으나 그동안 민속씨름단에 입단한 선수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세한대 씨름부 선수들은 ‘최강 씨름단’으로 알려진 민속씨름단에 입단하는 부푼 꿈을 안고 진학했지만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고등부 선수들에게는 세한대에 가면 민속씨름단에 절대 입단하지 못한다는 괴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여파때문인지 현재 세한대 씨름부에는 1, 2학년 8명만이 남아있다. 한때 운영비 관리부실로 도마에 오른 적이 있었던 민속씨름단이 선수선발 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느낌마저 든다. 초·중·고·대학 연계 수업이 어려워 우수 선수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현실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민속씨름단이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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