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의 송   

  학산면 광암마을 출생
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 한·일농업농촌문화연구소 공동대표 

일본의 농업신용보증기관과 교류를 시작하면서 1980년 처음으로 만난 이노우에스미다다(井上純忠) 씨의 고향, 미야사키(宮崎) 현(縣) 미야코노죠(都城)를 방문한 적이 있다. 모처럼의 귀향길에 그의 부모산소를 함께 참석하고 의사인 그의 형 저녁 식사 대접도 받았다. 그는 자기 선친이 미야사키 현 영주의 주치의이며 보신탕을 즐겨 먹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 지역에서는 닭고기 육회도 먹는 식습관이 있다. 그가 한국에 오면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김포공항 근처에서 보신탕을 먹으면서도 비밀로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뱃부시 파스토랄호텔의 가키자키(金崎) 사장의 안내를 받아 2022년 8월 다시 미야코노죠를 방문하고, 고향납세제 도입의 성공지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 제일의 ‘고기와 소주의 고장, 마지막 남겨진 자연과 전통문화를 지킨다’는 캐치 프레이즈로 일본 전국에 널리 알려졌다. 

지역의 경영자원인 사람, 상품, 화폐를 활용해서 지역의 경제발전과 안전 안심의 지역을 만들어낸 미야코노죠 이케다요시나가(池田宣永) 시장은 관청에서도 시민이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여 결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취임 후 9년 이러한 지자체 경영의 생각을 중심으로 지역의 발전목표를 분명히 했다. 특히 인재양성에 중점을 둔 ‘미야코노죠 발전 방향’을 결정하고, 직원의 능력, 창의적 사고를 발현할 수 있도록 주도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성장함으로써 조직이 성장하고, 창의적인 정책이 탄생하며, 시민에 대한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향납세는 이제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숫자로 지방행정의 결과를 나타내는 정책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미야코노죠 시는 고향납세제 도입이 직원들의 의식향상에 가장 효과적인 안성맞춤 정책으로 생각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케다 시장은 시장 취임 전 2008년부터 시행된 고향납세를 미야코노죠 시의 대외적인 홍보정책으로 2014년 재작성하고 추진했다. 그 후 연간 200만 엔 정도에 머물렀던 고향납세 기부액을 2015년과 2016년 2년간 5억 엔을 수입해서 전국 1등을 했다. 

고향납세제 성공에는 대담한 개념의 재정립이 있었다. 지방자치 행정에는 아무래도 공평, 평등이 원칙이라는 관습이 붙어있으나 이케다 시장은 여기서 벗어 나기로 결심했다. 주민들의 반발과 불만은 있었으나 미야코노죠가 가장 자랑하는 ‘고기와 소주를’ 특화한 고향납세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소주는 본래 백제의 수수허리가 양조기술을 전해주어서 누룩을 이용한 양조업이 탄생했다. 그 후 기리시마(霧島) 등 5개 주조회사가 생산한 소주 생산량이 전국 1위이다. 

이러한 일점집중(一点集中)의 홍보와 추진 덕택에 ‘고기와 소주 미야코노죠’로 지명도가 올라가 포털사이트 락쿠덴(樂天)과 연대하면서 기부액은 단숨에 몇 배가 올라갔다. 현재는 고기와 소주 이외에도 폭을 넓혀 약 130개의 답례품 사업자가 지역특산품을 생산하고 있다. 기부액의 60%는 락쿠텐(樂天) 플랫홈을 통해 들어온다.

사업자들은 협의회를 조직하고 홍보 활동과 사회공헌 활동 등 여러 가지 봉사활동도 한다. 여기에 시청의 공무원도 포털의 담당자도 함께 관민 일체가 되어 절차탁마(切磋琢磨;부지런히 학문과 덕행을 닦음)하면서 발전시키고 있다. 

모금된 기부액 중 50%는 시의 제정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지역의 사업자나 주민의 서비스향상을 위해 사용하므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향납세는 △대외적 PR 효과와 전 국민에게 인지도 향상 △지역산업 활성화 △세수증가 △지방 공직자의 의식개혁이라는 일석사조를 얻는 지방행정의 중요정책이라고 말한다. 이케다 시장은 다른 지역에는 없는 풍요로운 농림축산업, 오염되지 않는 자연, 다음 세대를 담당하는 어린이를 3개의 보물로 생각하고 자랑으로 여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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